김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대단히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운을 뗐다.
그는 “1년 이 자리에서 비장한 각오로 사전적 구조조정의 결의를 다졌다”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요청을 받아들여 3조원대의 대규모 사전적 구조조정을 결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부는 산은에 적극 협조했으며 구조조정의 성공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1년이 경과한 지금,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들이 우리 앞에 벌어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김 회장은 “아시는 바와 같이”라고 말문을 연 뒤 “지난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패키지딜의 실패와 자산의 헐값매각, 억울하고도 가혹한 자율협약, 비금융 계열사들의 연이은 신용등급 추락, 무차별적인 채권회수 등 온갖 불합리한 상황들을 겪으며 동부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지난 반세기 동안 땀흘려 일군 소중한 성과들이 구조조정의 쓰나미에 휩쓸려 초토화되고 있다”고 산은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동부제철은 채권단에 경영권이 넘어갔고 동부건설과 동부LED는 법정관리로 가야했다”며 “동부익스프레스는 FI에 헐값에 넘어가는 등 그룹의 철강·건설·물류 부문이 완전히 와해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신년사에서 그룹 정상화의 의지도 다졌다. 올해 제조분야의 생존을 좌우할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목전에 둔 만큼, 최선을 다해 수익을 창출하고, 기필코 자력으로 경영정상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
금융부문에 대해서는 “비즈니스모델을 재정립하는 기회로 삼아, 기존고객 만족을 통한 시장유지,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 신성장동력 확보 등을 위한 방안 마련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