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비리사건부터 인명 사고로 얼룩진 제2롯데월드까지 신 회장은 악전고투를 이어나갔다.
우선 ‘신동빈의 남자’라고 불릴 정도로 신 회장의 최측근이던 신헌 전 롯데쇼핑 사장이 각종 비리로 실형은 받은 일은 그룹 수장인 신 회장에게도 도덕적 책임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할 만큼 충격적이었다. 신 전 대표는 2007년부터 7년여간 홈쇼핑 론칭과 백화점 입점 등 편의 제공 명목으로 벤처업체와 카탈로그 제작업체 등 3곳으로부터 1억3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친 혐의를 받았다.
이에 신 회장은 지난달 18일 사장들을 불러 모아 롯데홈쇼핑의 집단적 비리를 상기시키며 “시냇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흐리면 발을 씻는다고 했다. 문제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지 말고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초심을 잃지 말아 달라”고 정도경영을 목소리 높여 강조했다.
제2롯데월드 역시 신 회장에게 큰 위기감을 안겼다. 제2롯데월드는 공사 시작 후 1년 6개월 동안 각종 안전사고만 11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세간에서는 대형사고에는 반드시 전조(前兆)가 나타난다는 ‘하인리히 법칙’까지 언급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 회장은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신 회장은 최근 열린 롯데그룹 CEO 포럼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제2롯데월드몰이 잘될 것 같다”면서 그룹 숙원사업의 첫 출발에 대해 큰 기대를 걸었다.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꿈이 담긴 사업이자,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진행한 만큼 역경을 딛고 전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신 회장은 2015년도 임원인사에서도 승부수를 띄웠다. 제2롯데월드의 연착륙을 위해 롯데그룹 최고참이자 최측근인 노병용 사장을 롯데물산 대표로 임명하고, 제2롯데월드가 몰고온 그룹의 위기를 타개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신 회장에게 2014년은 그 누구보다 위기와 기회의 갈림길에 서 있었던 한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