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완 “나 역시 장그래이되, 나만은 아니더라…절대 다수의 시청자에 죄송” [인터뷰①]

입력 2014-12-29 11:21 수정 2014-12-29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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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미생'의 호평 이끈 배우 임시완.(사진=스타제국)

누누이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묵묵하게’였다. 고졸 출신의 비정규직 신입사원 장그래가 낮은 학력, 낙하산 입사라는 편견에 둘러싸여 갈등을 빚어도 묵묵히 일에 임했듯 말이다. tvN 드라마 ‘미생’팀이 세부 포상 휴가를 막 마치고 돌아온 배우 임시완을 26일 마포의 한 음식점에서 만났다.

“저는 고민할 것도 없이 장그래가 맞아요.”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통해 강력한 눈도장을 찍은 임시완은 이후 KBS 2TV 드라마 ‘적도의 남자’, 영화 ‘변호인’ 등을 거쳐 성장했다. 올해 자체최고시청률 8%(닐슨 코리아 제공)대로 인기 돌풍을 일으킨 tvN 드라마 ‘미생’에서 장그래로 분해 연기력을 입증 받은 그다. 이에 앞서 임시완은 아이돌 제국 아이들로 데뷔했다. 다른 멤버들에 비해 임시완은 처음부터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 했다. 그의 말처럼, ‘그 쪽엔 끼가 없어서’ 였을까.

“저도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죽을 만큼 열심히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던 적 있었지요. 여느 사회생활이 그렇듯 열심히 하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때로는 정의를 외면하고 일해야 될 때도 있고, 눈치봐가야 되면서 일해야 될 때, 당연한 것에 있어서 당연하지 못한 것을 맞닥뜨려야 할 때도 있었죠. 그래서 제 전공을 살려서 (학교로) 돌아갈까 생각도 했었습니다.”

직장인의 삶과 애환을 그려 공감 폭을 높인 ‘미생’에서 주인공 장그래를 연기한 임시완은 아이돌 출신 연기자 가운데 손꼽히며 지금처럼 조명받기까지 걸어온 길은 쉽지만은 않았다.

“저도 프로의 세계의 입문을 하면서 바둑으로 치자면 필요하지 않은 돌이었습니다.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돌과 같은 존재의 사람이라는 인식을 많이 느꼈어요. 굳이 제가 연예계 생활에 있어도 되는지 의문을 가진 적도 많고요. 초반에 가수로서, 제국의 아이들로서 데뷔했을 때 그런 느낌을 받았지요.”

임시완은 ‘미생’에 임하며 자신이 겪은 경험 속 고뇌를 십분 담아냈다. 이에 그는 “그런 부분이 장그래와 제가 굉장히 비슷한 지점이더라. 저와 맞닿아있어서 공감하기 쉬웠다”고 밝혔다. 극이 전개될수록 시청자의 반향을 일으킨 ‘미생’ 속 장그래를 향한 임시완의 마음가짐은 보다 진전됐다.

“저는 프리퀄을 포함해 총 5개월 간 장그래로 살아온 사람이지만, 감히 ‘나만이 완전한 장그래다’라고 말할 순 없었습니다. 제가 하는 행동 하나 하나에 있어서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시청자를 발견하게 됐지요. 저의 공감대보다 이걸 보는 분들의 공감대가 더 강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임시완은 “제가 장그래라서 공감을 이끌어냈던 게 아니라, 이걸 보는 절대 다수의 시청자들이 장그래였기 때문에 공감 이끌어낸 것”이라며 “실제 장그래인 많은 분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더라. 장그래란 존재 자체는 저보다는 이 드라마를 보고 공감한 시청자분들이 장그래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tvN 드라마 '미생' 장그래를 연기한 임시완.(사진=CJ E&M)

-임시완 “‘미생’ 주변 반응 기분 좋아 죽겠어도 최대한 덤덤해지려고…” [인터뷰②]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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