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톡톡]‘세탁기 논란’ 압수수색 LG전자, “당황ㆍ유감”

입력 2014-12-2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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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어수서한 분위기…놀란 임직원ㆍ철통보안 경비팀

▲'세탁기 파손 논란'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들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전자 본사를 압수수색하기 위해 승강기에 탑승하려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금일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정상적인 기업활동과 신인도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될까 우려됩니다."

26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는 압수수색팀 10여명과 함께 LG전자 본사에 들이닥쳤습니다. LG 임직원들이 삼성전자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벌이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날 LG 본관은 당황한 직원과 어수선한 분위기가 가득했습니다. 경호팀은 "무전기의 볼륨을 최대로 낮추라"고 서로 지시하며 철통보안에 나섰고, 관계자들 사이에는 함구령이 떨어졌습니다. 오후 12시 무렵이 되자 점심을 먹기 위해 로비로 내려온 임직원들이 몰려든 취재진을 보고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직원들은 서로 무슨 일인지 물으며 압수수색 소식에 놀란 모습이었습니다.

사건은 지난 9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삼성전자는 독일 베를린에 있는 ‘자툰 슈티글리츠‘와 ‘자툰 유로파센터’ 매장에 진열된 크리스털블루 세탁기 도어 연결부를 조성진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본부 LG전자 사장 일행이 파손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합니다.

LG전자는 통상적인 수준의 제품 사용환경 테스트를 진행한 것일 뿐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증거위조ㆍ명예훼손 등 혐의로 삼성전자를 맞고소합니다.

이와 관련 검찰은 혐의 당사자로 지목받고 있는 조 사장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나 그는 내년 1월 6일(현지시간)부터 9일까지 열리는 'CES 2015' 일정 이후에는 언제라도 출석하겠다며 검찰 조사 일정을 늦춰달라고 요청합니다. 조 사장은 현재 출국금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의 압수수색도 조 사장의 출석 불응과 관련이 깊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검찰이 조 사장에게 출석 조사를 받을 것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자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고 압수수색으로 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LG전자 본사에서 '세탁기 파손 논란'과 관련해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가운데 직원들이 로비를 오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압수수색에 LG전자는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습니다. LG전자는 "조성진 사장은 매출규모가 20조원에 달하는 가전사업을 맡아, 거래선 미팅, 현지 시장 방문, 사업전략 확정, 신제품 출시 점검, 인사 및 조직개편 등 연말 연초에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며 "CES 이후에는 언제라도 출석해 성실히 조사에 협조하겠다며 조사 일정을 조정해 줄 것을 수차례 요청해 왔던 상황이었다"고 토로했습니다.

검찰은 양측의 주장이 엇갈림에 따라 LG전자가 고의로 세탁기를 파손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이날 오후 3시까지 압수수색을 벌인 검찰은 지난 9월 독일에서 열린 IFA 전시회 관련 각종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조 사장 집무실을 비롯해 홍보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LG전자의 맞고소 이후 삼성전자는 "이번 세탁기 손괴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LG전자의 조성진 사장은 검찰의 수차례 소환에 응하지 않으면서 검찰수사를 의도적으로 방해하고 있다"며 "조사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도 않은 아주 단순하고 간단한 사안으로, 신속히 출석해서 검찰수사에 협조하는 것이 도리"라고 반박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LG전자와 조성진 사장은 더 이상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하지 말고 검찰 수사에 성실히 응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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