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자동차보험사인 악사손해보험이 2년여만에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손해율이 악화되면서 지급여력(RBC)비율이 우려스러운 수준까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악사손보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3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주주배정 방식으로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발행주식은 500만주이며 주당 발행가격은 7000원(액면 5000원)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최대주주(지분율 99.55%)인 AXA.S.A가 전액 출자할 것으로 보인다. 청약일은 내년 2월4일부터 5일까지이며 11일 납입을 완료할 예정이다. 악사손보는 최근 3년간 53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지난 2012년 3월 150억원 규모로 실시한 이후 약 2년 10개월여 만이다.
악사손보가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이유는 RBC비율이 업계 최저수준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9월말 현재 악사손보의 RBC비율은 130.4%이다.
RBC는 보험사가 예상치 못한 손실에도 보험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책임준비금 외에 추가로 순자산을 보유토록 하는 제도다. 보험업법은 100%를 RBC의 최저기준으로 정하고 있고 금융당국은 150%를 '우려' 수준으로 보고 관리하고 있다.
악사손보의 RBC비율이 취약한 원인은 자동차 손해율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70% 초반이 적정수준으로 알려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업계 전체적으로 최근 3년간 83.4%(2012년), 86.8%(2013년), 86.0%(올 9월 현재) 등 80%를 크게 웃돈다. 악사손보 역시 3분기 현재 87.36%의 손해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대형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의 적자를 다른 보험영업으로 메우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지만 악사손보는 온라인 자동차보험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손해율 악화가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217억64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선 악사손해보험은 올해 1분기 27억5600만원 순손실, 2분기 3억원 순손실 3분기 142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3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손보사의 경우 상품 다변화로 일정부분 자보 손실을 만회할 수 있지만 온라인 자동차보험 손보사들의 경우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적정 손해율을 낮추기 위한 방법이 강구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악사손보측은 "RBC비율이 하락하고 있어 내부적으로 적절한 시기에 증자를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