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금융권에 핀테크(Fintech)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핀테크란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ique)을 융합한 서비스를 뜻하는 말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 전반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기술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중소기업이 특허 등 지적재산권(IP)에 대한 평가를 기반으로 자금을 지원 받는 기술금융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18일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5년 금융 7대 트렌드’를 발표했다.
금융연구원이 이날 제시한 금융 7대 트렌드는 △정보통신기술(ICT)과 금융 융복합 시대 본격화 △기술금융 활성화 △금융규제 완화와 강화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기업구조조정 본격화 △중·일 등 아시아계 금융회사의 국내시장 점유율 확대 △저성장 고령화 금융 본격화 등이다.
우선 모바일 기술의 출현과 편리하고 혁신적인 금융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가 높아짐에 따라 지급결제시장에서 ICT와 금융의 연계 강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에서는 구글, 애플, 페이팔, 알리바바 등 ICT기업들의 지급 및 송금서비스 제공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카카오페이나 뱅크월렛카카오 등 새로운 서비스 전달방식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장민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은 금융서비스 제공의 중심으로서 ICT기업과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해 융복합 과정을 주도할 것”이라며 “현재 ICT기업이 금융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은행을 중심으로 한 상호보완적인 금융생태계 조성이 ICT와 금융의 융복합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책당국이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기술금융도 내년에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장 연구위원은 “TCB(Tech Credit Bureau) 기술력평가를 활용한 기술기업 투자, IP 투자회사 운영, 기술이전·거래 등에 관한 정책적 압박이 지속될 것”이라며 “추가적으로 TCB평가와 성장사다리펀드투자 연계, 특허관리회사 활성화 등에 관한 정책적 유인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행정지도와 복합 점포 및 해외진출 등 영업 관련 규제는 다소 완화되는 반면, 향후 유동성 및 자본적정성 등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건전성이나 지배구조 모범규준 등에 대한 규제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됨에 따라 내년에는 기업구조조정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장 연구위원은 “국내기업은 금리상승에 취약한 구조이며 한계기업의 경우 자금조달에 애로가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건설, 조선, 해운, 철강업 등 주요 취약산업의 경우 업황이 불투명해 비우량기업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계 금융회사의 국내시장 점유율도 확대될 전망이다. 유럽 재정위기로 신용등급이 하락한 유럽계 은행들은 조달금리 상승으로 외화대출이 감소한 반면, 최근 중국계 은행은 경제력 확대에 힘입은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계 자본 역시 풍부한 자금 조달능력을 이용해 국내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등 국내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