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근 “요새 정치인 버릇부터 고쳐야” 막말… 野 “사과하라” 반발

입력 2014-12-16 14:33 수정 2014-12-1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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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15일부터 진행되는 긴급현안질문에 앞서 격조 높은 진행을 당부했다. 하지만 이틀간 본회의장에서 막말과 고성을 유도한 것은 오히려 여당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시국회 둘째날인 16일 긴급현안질문에서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앞서 발언한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을 겨냥, “최민희 의원이 공상 소설을 쓰고 있다. 한마디로 요새 정치인 버릇부터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발언에 야당이 극렬하게 반발하고 나서면서 장내는 한동안 고성과 욕설이 오고갔다.

야당 의원들은 이 의원과 여당 지도부의 사과를 요구하며 “본인 버릇이나 고쳐”라고 외치는 등 강력 반발했다. 이날 방청석에는 국회를 찾은 학생들이 앉아 있었다. 학생들은 국회가 내뿜는 질 나쁜 독성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정갑윤 국회부의장은 “학생들이 방청석에 있다. 의원님들 조용히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의원은 “요새 정치인들은 이렇다. 문제를 제기하고 조사관이 돼 조사하고, 수사관이 돼 수사하고, 또 재판관이 돼 재판하고, 처형까지 한다”며 “국회의원의 직위를 이용해 모든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또 “작은 단서를 가지고 추리소설, 탐정소설 쓰듯이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해 단정하고, 규정하고 확대·왜곡시켜 나가고 있다. 이런 버릇을 고쳐 달라는 것 아니냐”고 언성을 높였다.

이에 최민희 의원은 곧바로 신상발언을 신청해 해당 발언에 항의했다. 최 의원은 “방금 전에 질의한 새누리당 의원이 제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는 표현을 써서 그냥 있을 수 없었다”면서 “피 같은 질의시간 앞부분 3분 이상을 제 질의를 비난하고 폄훼하는데 쓰는 게 맞는 일이냐”고 반박했다.

최 의원은 “이번에 터진 정윤회 씨 문건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그런데 일어났기에 현안질의를 하게 됐고, 말로만 주장하지 않기 위해 정말로 많은 자료를 찾으며 열심히 준비했고 그 결과를 보여드린 것”이라고 밝혔다. 또 “버르장머리가 없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 죄가 있다면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다”며 “우리가 무슨 죄가 있느냐. 우리가 문건을 만들었냐, 우리가 유출하라고 했느냐. 모든게 청와대 주위에서 벌어진 일인데 왜 야당 탓을 하느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태에 대해서 새누리당 원내 지도부에 요청드린다”며 “방금 전 발언한 의원께 공개 사과를 받고 싶다”고 요구했다. 이날 최 의원은 자신의 질문 시간에 조달청의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 물품취득원장’을 공개하면서 청와대가 지난해 5월 총 2대의 시계를 구입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후 신상발언을 신청해 “본의 아니게 소란을 일으킨 것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한편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전날인 15일 긴급현안질문에서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면 근거 없이 대통령을 중상모략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정당(통합진보당)에까지 손을 뻗치는 게 우리나라 제1야당의 현주소”라며 “이러니 ‘종북숙주’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의 방북을 놓고 “그분은 김정일 사망 3주기를 맞아 조화를 전달하려고 방북을 추진 중”이라며 “DJ(김대중 전 대통령) 5주기 때는 북한에 가서 (조화를) 받아왔는데, 국회의원이 김정일·김정은의 조화 배달 심부름꾼이냐”고 말해 야당의 반발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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