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 도심에서 인질극을 벌이다 사살된 만 하론 모니스는 다수 전과 경력이 있는 인물로 보석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16일(현지시간)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호주 언론에 따르면 1996년 호주로 건너온 이란난민 출신의 모니스는 지난해 전처 살해 공모 등 50여 건의 범죄 혐의로 기소돼 교도소에 수 차례 수감됐다.
두 자녀가 있는 모니스의 전처 놀린 헤이슨 팰은 지난해 11월 여러 차례 흉기에 찔리고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는데, 모니스의 여자친구이던 아미라 드루디스가 팰 살인 혐의로 기소됐고 모니스는 공모 혐의를 받았다. 모니스가 저지른 범행 중에는 호주 군인 가족에 대한 모욕 서한 발송과 성폭행 등도 포함돼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모니스는 자카르타 폭탄 테러로 숨진 호주 군인 가족에게 모욕적 내용의 서한을 보낸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8월 유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지난주 대법원에서 30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선고받고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의 변호사였던 매니 팬디치스는 “그가 심각한 범죄로 구금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로서는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모니스가 ‘이슬람 국가(IS)’ 등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으로부터 일정 부분 영향을 받아 이런 범행을 저지르게 됐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모니스는 애초 이란에 있을 때는 다수의 이란인처럼 시아파로 교육을 받았으나 약 한 달 전 수니파로 개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니스는 한 달 전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나는 ‘라피디(극단 수니파가 시아파를지칭하는 경멸적 표현)’였으나 이제는 아니다. 나는 무슬림이 됐고, 신에게 감사한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호주 시드니 시내 마틴플레이스의 린트 초콜릿 카페에서 발생한 인질극은 15일 오전에 발생해 약 17시간이 지나 경찰의 급습으로 종료됐다. 이 과정에서 범인인 모니스와 인질로 붙잡혀 있던 34세 남성, 38세 여성 등 총 3명이 사망했다. 경찰관 1명은 얼굴에 총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