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양수희(42)씨는 한달에 한 두번씩 친구들과 만나 식사를 하면서 최근 이슈나 서로의 집안 이야기 등 소소한 수다를 떠는 것으로 가사일의 스트레스를 푼다.
양씨는 “모임을 하며 이태원이나 홍대의 맛집도 두루 가봤지만 가게를 찾기위해 주변을 헤메거나 자가용을 이용할 때는 주차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최근, 백화점 식당가는 유명한 맛집이 한데 모여있고 주차가 편리해 12월 송년회 겸 연말모임도 일찌감치 식당가를 예약했다.”고 말했다.
백화점 식당가가 연말 모임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16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부터 사전 예약을 받고 있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경우 중식당 ‘호경전’, 일식 ‘열해’ 등 룸이 있는 식당의 예약이 이미 끝났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시안’, ‘스테이크 595’같은 레스토랑의 경우에도 예약률이 약 70%에 달하는 등 고객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지난 달 중순 이후부터 12월 초까지의 신세계백화점 전점 식당가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약 10% 가까이 신장했다.
백화점 연말모임 예약 고객 연령층도 다양해졌다. 대부분 40대 이상의 주부고객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예약의 절반 가량은 아이를 동반한 20대 후반~30대의 젊은 주부들이 차지했다. 이들은 어린 자녀를 동반하기 때문에 유아휴게실, 유모차 대여소 등 아이를 위한 편의시설이 기본적으로 마련돼 있는 백화점 식당가를 연말 모임장소로 많이 찾는 것으로 풀이된다.
백화점 식당가의 인기 이유에는 최근 유행처럼 번진 유명 맛집의 역할이 컸다.
신세계백화점은 2009년 센텀시티에 ‘금수복국’과 청담동에서 유명세를 타던 이탈리안 레스토랑 ‘안나비니’를, 2012년 의정부점 오픈때는 만화 ‘식객’에 소개된 유명 부대찌개 식당 ‘오뎅식당’을 유치했다. 올해엔 본점에 베트남 현지인들이 고향 음식에 가장 가깝다고 평가하는 ‘리틀 사이공’을 비롯해 30년 전통의 소고기 전문 한식 업체로 국내외 다수의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우리’ 등 맛집 4곳을 줄줄이 입점시켰다.
맛집 유치는 신세계백화점의 곧바로 식당가 매출로 이어져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전년 대비 20%의 신장률을 보이며 고 신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올해 신세계백화점 매출이 평균 3%대의 신장에 그치고 있는것에 비해 7배 가량 높은 수치다.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 임훈 상무는 “최근 몇 년 사이, 신세계백화점 식당가는 구색맞추기 식으로 구성하는 것이 아닌 최신 트렌드에 맞는 맛집을 유치하는 등 동업계 백화점과 차별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