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조 외환은행장은 올해‘직원들과의 소통’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취임 후 4개월 만에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추진이라는 중책을 맡은 김 행장은 직장 상사이기 이전에 ‘외환은행 선배’로서 하나은행과의 통합 필요성을 설득하는데 주력했다. 그는 또 중소·중견기업을 지속적으로 방문해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등 고객과의 소통도 활발히 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7월 직접 하나·외환은행 간 조기통합론을 꺼내든 이후 김 행장은 세 차례에 걸쳐 대직원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조기통합을 추진하기로 한 이사회 결정을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공식 발표하면서 조기통합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동시에 통합을 반대하는 노조와의 협의를 약속하는 등 직원 설득에 주력했다.
김 행장은 특히 메시지를 통해 “은행장으로서 직을 걸고 사랑하는 후배들의 고용안정과 인사상 불이익이 없도록 통합 과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점포 폐쇄나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를 불식 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김 행장이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위해 총대를 멘 데는 이유가 있다. 김 행장은 지난 2000년 퇴임한 이갑현 전 은행장에 뒤를 이은 두 번째 내부출신 은행장이다. 그는 지난 1982년 입행 이후 32년간 가계와 기업금융 부문을 두루 거친 외환은행의 맏형이기 때문이다.
김 행장은 직원뿐만 아니라, 고객과의 스킨십도 확대했다. 특히 지난 3월 취임 당시 중소기업과 소호(SOHO) 고객의 비중을 확대하고 지원을 늘리겠다고 한 약속을 지켰다.
김 행장은 먼저 중소기업부를 신설하고 지원 영역도 확대했다. 중소기업의 생애주기에 맞는 별도 상품을 출시했으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대출 상품인 ‘SOHO 강호론’도 선보였다. 이밖에 중소·중견기업 고객 초청 간담회와 거래기업 방문을 통해 약 100여개 기업 경영인을 직접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영업력 회복은 김 행장의 최우선 과제로 남아 있다. 김 행장은 취임식에서 수익성과 순이자마진(NIM)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외환은행의 실적은 다른 은행에 비해 크게 뒷걸음질쳤다. 외환은행은 3분기 13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보다 47% 급감한 수치다. NIM의 경우 지난 9월 1일 외환카드 분사로 인해 전분기 대비 0.14% 포인트 하락한 1.90%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