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반장'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은 취임 이후 18개월간 종합 금융그룹으로의 기반을 다졌다. 임 회장은 성과주의 도입에 따른 직원 경쟁력 제고와 건전성 관리를 통해 농협금융을 본격 수익 창출 궤도에 올려 놓았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분인 증권분야는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며 그룹내 시너지 향상을 꾀했다.
임 회장의 성과주의 도입 효과는 지난 3분기 실적에서 현실로 나타났다. 농협금융은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이 17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64억원)에 비해 30.5% 증가했다. 누적 당기순이익 7030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2898억원 대비 142.58%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1조602억원으로 7분기 연속 1조원을 넘었다. 순이자마진율(NIM)은 1분기 부터 2.03%을 유지했다.
증권업계 1위인 우리투자증권 인수와 지주체재를 확립을 통해 증권사 수익 개선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내년 통합을 앞두고 있는 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전분기 각각 80억원, 9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3분기에 들어서며 49억원, 61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금리 인하에 따른 채권운용 수익의 증가, 희망퇴직에 따른 비용 감소 등이 요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농협생명의 3분기 순익은 전 분기보다 80% 증가한 454억원을 기록했다. 농협손보의 3분기 순익은 51억원으로 전 분기와 동일했다
올 한해 농협금융은 전국 판매망을 바탕으로 영업력을 강화했고, 은행·보험·증권으로 이루어진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로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했다.
임 회장은 리스크관리에도 많은 신경을 써 왔다. 농협금융은 리스크관리선진화TF, CEO 회의에서 검토 중인 리스크관리 과제에 대해 자회사에 설명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쳐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금융지주에서 과제별 추진안을 설정하고 구체적인 추진 로드맵을 자회사가 주체가 돼 수립하도록 하는 등 의사 소통을 강화했다.
농협금융의 수익 구조가 편중된 점은 아쉬움으로 지목됐다. 임 회장도 지난 6월 취임 1주년 간담회를 통해 "채널 네트워크는 좋은 편인데 돈을 굴리는 능력이 많이 떨어진다"면서 "여유자금의 80%를 넘게 채권에만 투자한다. 대체투자, 해외투자, 주식투자 등이 많은 데도 다른 건 안하고 오직 채권만 사고 있다"고 지적해 향후 농협금융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약 200조원에 달하는 범농협의 자금운용에서 단 0.1%포인트만 수익률을 올려도 2000억원의 순익이 나온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자산운용을 키우는 것이 우리의 최대 목표 중 하나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