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IM(IT·모바일)부문이 일대 전환기를 맞았다. 스마트폰 실적 악화로 퇴진설이 나돌던 신종균 사장은 위기 상황을 헤쳐나갈 적임자로 재신임을 얻었지만, 무선사업부 사장 3명이 한꺼번에 물러났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이번 인사로 인해 흐트러진 조직을 빠른 시간 내에 재정비하고, 스마트폰 사업 새판짜기에 돌입하는 등 내년 재도약을 위한 총력전을 준비 중이다.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신 사장이 자리를 지켰지만, 실적이 부진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어떠한 형태로든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는 무선사업부에서만 3명의 사장이 동시에 물러난 것은 실적 부진에 따른 문책성 인사로 해석하고 있다. 2011년 이후 매 분기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60~70%를 책임지던 IM부문의 비중이 올 3분기 40%대로 추락했다. 더불어 스마트폰 공급량 증가세가 한 풀 꺾이는 등 고전하고 있다.
이번 인사로 총 7명이던 삼성전자 IM부문 사장단은 DS(부품)부문, CE(소비자가전)부문과 동일하게 3명으로 줄었다. 무선사업부의 이돈주 전략마케팅실장, 김재권 글로벌운영실장, 이철환 개발담당 사장 등 3명이 물러났고, 홍원표 미디어솔루션센터장이 글로벌마케팅전략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로써 IM부문 사장단은 신 사장과 김종호 글로벌제조센터장, 김영기 네트워크사업부장이 남았다.
이번 인사에서 요직을 맡은 수장 3명이 동시에 물러나면서 IM부문 조직은 축소 개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무선사업부 소프트웨어(SW) 인력을 중심으로 대규모 조직 슬림화에 대한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9월 무선사업부 소속 SW 인력 500명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등 타 부서에 재배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후속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이 확정되기까지 아무것도 얘기할 수 없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조직 슬림화 배경에는 삼성전자의 내년 스마트폰 모델 축소 전략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IR 행사를 통해 2015년에는 스마트폰 모델을 현재의 70%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전략 제품’에 보다 집중하고, 단일 모델에 대한 대량 생산 인프라 확대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의 스마트폰 시장은 2년 이상 꾸준히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만큼 삼성전자가 그동안 취해온 다품종 전략은 리소스 손실이 많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제품 개수를 줄이는 만큼의 남는 SW인력은 타 부문에 나눠 인적 자원 효율성 향상, 회사 전체의 SW 경쟁력 강화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묘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