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내년에 씨티은행을 민원 없는 은행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지속적인 수익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조직을 단순하고 작게 운영하는 등 불필요한 요소를 없애는 한편 기업금융과 웰스매니지먼트(Wealth Management), 카드 사업은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다.
박 행장은 28일 중구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금융을 30년 간 지켜본 사람으로서 앞으로 어떤 원칙으로, 어떤 핵심가치로 갈 것인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우선 내년도 목표를 민원 없는 은행으로 정했다. 박 행장은 “2015년은 민원 없는 은행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운영을 작고 단순화해 고객 입장에서 안전한 은행, 씨티하고 거래하고 싶다는 느낌이 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행장은 앞으로 씨티의 강점인 기업금융, WM, 카드 분야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씨티는 전 세계에 진출한 한국 회사들을 연결해주는 서비스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와 함께 WM 사업은 더욱 심화시키고 카드 분야는 목표 시장을 재설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해왔지만 더 넓게 가는 방향을 찾고 있다”며 “고객이 하나의 거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거래를 하면서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씨티은행의 글로벌 콘텐츠를 활용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박 행장은 “씨티의 글로벌 콘텐츠 등 장점을 살려 한국경제와 세계를 연결해주는 교두보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금융의 역할에 공익적인 부분을 강조하고 있기는 하지만 동시에 수익을 추구하는 곳인 만큼 지속성장에도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모바일뱅킹 이용 고객이 늘고 비대면채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영업환경에 대해서는 “세대가 변하면서 달라지는 트렌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며 “씨티는 STP(Straight Through Processing), 즉 무방문 대출서비스를 통해 이를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금융당국이 기술금융을 강조하고 있는 것에 비해 씨티은행의 실적이 다른 은행보다 저조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금 씨티의 기술금융 실적은 적지만 두 번의 내부적인 검토를 거쳐 방안을 만들었다”며 “그동안 어떤 방향으로 해야 하는지 혼선이 있었고 다른 시중은행도 마찬가지였는데 내년에 조금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비용이 급증하지 않는 구조에서는 전혀 다운사이징할 이유가 없다”며 향후 추가 구조조정은 없다고 못 박았다. 박 행장은 “씨티의 장점을 기반으로 수익성을 추구하겠지만 금융회사가 해야 할 역할과 신사업 발굴 등도 들여다보고 있다”며 “균형적인 발전을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 행장은 내년 씨티은행이 3~5%의 대출성장과 4~5%의 예수금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총수익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경비는 올해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