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10년간 1000여억원을 들여 조성한 뒤 울산시에 통째로 기부한 울산대공원은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 역사를 얘기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대표 사례다.
울산시 남구 일대 110만평에 자리한 이 공원은 1995년 SK 고 최종현 선대회장이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울산시와 조성 약정을 맺은 이후 총 1525억원을 투자해 2002년 4월 준공됐다.
최 선대회장이 울산대공원 조성에 나선 것은 울산이 제2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SK는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 1968년 울산시 우정동에 울산직물을 설립하면서 울산과 첫 인연을 맺었다. 이어 1974년에는 울산에 폴리에스테르선 공장을 세웠고, 1980년에는 울산에 있던 유공을 인수해 평생의 꿈인 ‘섬유에서 석유까지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최 회장은 1995년 울산시의 요청을 받아들여 “1년에 100억원씩 10년간 모아 세계적 환경친화 공원을 짓겠다”고 약속했다. 1997년 착공 직후 IMF 외환위기가 터지고, 최종현 회장이 타계하면서 사업이 전면 보류될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최태원 회장은 선친의 유지를 잊지 않고 대를 이어 차질 없이 공사를 이어갔고, 착공 10년여 만인 2006년 대공사를 마무리 지었다. 국내 기업이 지역사회에 이처럼 대규모의 친환경 시민공원을 만들어 무상 기부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울산대공원은 뉴욕의 센트럴파크(103만평)보다도 큰 규모를 자랑하며, 연간 최대 800여만명의 시민이 찾는 울산의 대표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로 개장 12년을 맞은 이 공원의 누적 방문객 수는 지난 10월말 기준 약 5900만명으로 연내 60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