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한 '블랙프라이데이', 한국 소비자는 더이상 호갱이 아니다 [김민정의 시스루]

입력 2014-11-24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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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마존닷컴, 월마트, 메이시스백화점 홈페이지

미국 최대 규모의 쇼핑이 이뤄지는 날인 블랙프라이데이(11월 28일)가 5일 앞으로 다가왔다. 블랙프라이데이는 11월 마지막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날로 장부에 적자 대신 흑자를 기재한다는 데서 블랙이라는 이름을 따서 붙였다. 이날은 최대 90%까지 세일폭이 형성되며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된다. 일명 핫딜로 저렴한 가격에 고가의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 때문.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3일 온라인 쇼핑사이트 G마켓이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고객 248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고객 전체 71%가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 해외직구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해외 직구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관세나 배송비를 고려해도 국내 구매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의견이 무려 75%에 달했다. 예상지출금액으로는 10만원~20만원 미만이 27%로 가장 많았고, 100만원 이상 지출하겠다는 응답자도 6%에 이르렀다.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자 구매대행이나 직구 관련된 포털사이트 카페와 블로그에는 세일정보를 공유하거나 공동구매를 통해 보다 저렴한 쇼핑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실제 오픈마켓인 이베이와 아마존닷컴을 비롯해 월마트, 미국 유명백화점인 메이시스, 유명브랜드 공식홈페이지에는 세일 목록 프리뷰가 공개돼 사전 호객행위에 적극 나섰다. 인터넷을 통한 편리한 온라인 쇼핑 덕에 미국인을 위한 혜택이 지구 반바퀴를 돌아 국내에까지 상륙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공정거래위원회는 해외 직구 관련 소비자들에 피해주의보도 발령했다. 그만큼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다는 근거가 아닐까. 실제 해외직구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한국패션협회가 내놓은 한국은행 발표 자료에 따르면 ‘해외직구 동향’에서 상반기 중 해외직구를 통한 수입은 총 7276만건으로 전년보다 45.7%증가했고, 매출 규모는 7538억원으로 48.5% 상승했으니 말이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해외직구에 눈을 돌리고 블랙프라이데이에 폭발적인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단 하나다. 합리적인 소비. 굳이 해외사이트에 가입하고, 해외배송비를 아끼고자 배송대행지를 알아보고, 약 2주~3주에 달하는 배송기간을 기다려야 하는 수고를 감내하는 이유는 바로 ‘국내보다 훨씬 싸니까!’이다. 이 같은 상황은 그만큼 현명한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지금의 소비자는 호갱(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손님)이 아니다. 기업은 국내 브랜드의 내수 제품과 해외제품 간의 역차별 논란을 잠재우고 똑똑해진 소비자의 합리적인 소비심리와 구매트렌드에 대응할 신뢰도를 형성해 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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