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렌탈 인수전에 SK네트웍스, 오릭스, 효성 등 20곳이 출사표를 낸 가운데, 예상 밖의 흥행에 매각액이 1조원을 넘어설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1일 재계와 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20일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 결과 16~20개 업체가 예비입찰제안서(LOI)를 접수했다.
KT 관계자는 “인수 희망업체가 많아 6000억원대는 무난할 것으로 보이는데, 내부적으로는 1조원까지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입찰에는 렌터카 3위 기업인 SK네트웍스, 타이어와 자동차 배터리 사업을 하는 한국타이어, 수입차 사업을 하는 효성 뿐만아니라 일본 최대 렌터카 업체 오릭스, 유통업체 GS리테일 등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 가운데 SK네트웍스와 일본기업인 오릭스가 치열한 경합을 벌일 전망이다.
SK네트웍스는 렌터카 사업과 SK주유소, 자동차 정비(스피드메이트), 긴급출동서비스망을 탄탄히 갖추고 있다. 때문에 KT렌탈 인수에 성공할 경우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오릭스그룹은 일본에서 자동차 리스와 렌터카업계 시장에서 업계 1위를 달리는 ‘오릭스오토’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오릭스는 KT렌탈 인수를 통해 즉각적으로 한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고, 시장점유율에서도 단숨에 1위에 올라서게 된다.
이외 한국타이어는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GS리테일은 렌터카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 인수 경쟁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KT렌탈의 이 같은 흥행은 렌터카 업체 가운데 시장점유율 26%를 차지하는 1위 업체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연평균 13%의 성장세와 10%대의 영업이익을 유지하는 알짜기업이라는 점도 주효했다.
이에 따라 매각액은 2009년 KT가 대한통운에서 인수했던 3000억원대보다 2배 이상 높은 6000억원대를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KT의 기대대로 1조원을 넘어설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입찰금액이 6000억원대 이하로 나올 경우 매각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한다.
당초 KT가 알짜회사를 매각하려했던 이유는 올 상반기 첫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나빠진 자금사정을 만회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8300명의 명예퇴직과 함께 10억달러 규모의 해외채권 발행에 성공함에 따라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즉, KT렌탈을 무리하면서까지 내다 팔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상보다 가격이 낮을 경우 매각을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KT렌탈을 욕심내는 기업이 많아 6000억원대는 무난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