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연료전지차량(FCV)인 ‘미라이(MIRAI, 일본어로 미래)’를 다음 달 15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를 일으키는 연료전지차는 주행 시 물밖에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린다. 자동차로서의 주행성능은 어떨지 실제로 시승해본 경험을 2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소개했다.
처음 시동을 걸 때의 느낌은 일반 전기차와 비슷하게 매우 조용했다. 모터로 구동되는 차량 특유의 소리가 났지만 차 내에서의 대화가 선명하게 들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속도가 빨라지면서 다른 차에서 들을 수 없던 ‘구오’라는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기자와 동승한 토요타 관계자는 “가속 시 연료탱크의 수소를 대량으로 발전 장치에 보내기 위해 고압 펌프가 풀가동하는 소리”라고 설명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기까지 9.6초가 걸렸다. 이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미라이의 구동 시스템은 휘발유 차량의 6기통 엔진과 비슷한 성능을 지녔다. 토요타는 고급 세단 ‘크라운’과 같은 주행 성능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라이의 개발책임자인 다나카 요시카즈는 “환경은 물론 주행도 확고한 차”라고 자신있게 얘기했다.
토요타의 도요타 아키오 사장은 지난 1일 일본 아이치현에서 열린 자동차 랠리에서 직접 미라이를 몰기도 했다.
그는 “무게중심이 낮아 타고 있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무게중심이 낮으면 안정적인 브레이크 조작과 핸들링이 가능해진다.
무게중심이 낮은 것은 엔진을 보닛에 넣는 기존 설계에 집착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미라이는 연료탱크와 발전용 연료전지 등 핵심 부품을 좌석 아래에 배치해 밸런스가 좋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기자가 운전을 마치고 차에서 내려 뒤를 돌아보니 차체 아래 머플러에서 물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초등학교 때 배우는 기초적인 화학의 원리인 ‘수소와 산소가 만나 물이 된다’를 이용해 연료전지차가 움직인다는 사실을 새삼 상기시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