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중남미 오지의 땀방울, 기억해주세요

입력 2014-11-1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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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용 삼성전자 중남미총괄 차장

지난 2008년 ‘더 뛰겠습니다’를 주제로 한 삼성그룹 광고 캠페인이 공중파를 탄 적이 있습니다. 전 세계 오지에서 활약 중인 삼성 임직원의 모습을 잔잔하게 그린 영상이었죠. ‘삼성이 대한민국 1등 기업에 걸맞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노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동시에 ‘오늘날의 삼성이 있기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감사 드리며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2014년 현재 삼성, 그중에서도 삼성전자의 위상은 당시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외부 시각은 ‘휴대폰·TV 세계 1등’ 등 지나치게 화려한 면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기업이 급속하게 글로벌화되며 해외 각지에서 묵묵히 근무하는 삼성전자 직원 수는 더욱 많아졌습니다. 최근 중남미 오지 지역에서 만난 삼성전자 직원들처럼 말이죠.

아마존에 위치한 마나우스 생산공장 임직원은 1년 365일 고온다습한 날씨로 인해 황열병 등의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고산지대인 볼리비아에서는 백두산보다 높은 지역에서 휴대폰을 판매하는 영업직원도 있습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돼 산소 마스크 없이도 생활이 가능하지만 여전히 전날 오랫동안 야근하거나 시장조사 차 외부에 오래있다 오면 호흡 곤란으로 산소호흡기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대개 가족을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보낸 채 ‘기러기 아빠’로 지내고 있습니다.

‘세계 1등’의 화려한 모습 뒤엔 섭씨 40도가 넘는 아마존에서 까맣게 타고, 볼리비아 고산지대에서 산소 마스크에 의지해 숨쉬며 지구 최남단에서 추위와 강풍에 얼굴이 갈라져 가면서도 노력과 열정으로 근무해온 수많은 임직원이 있습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해외 각지에서 근무하는 대한민국의 수출 역군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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