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수출이 외형상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해외로 유출되는 부가가치 비중이 과도해 실속은 작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저부가가치 위주의 산업구조에서 고부가가치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6일 ‘수출 부가가치 유출률의 국제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지난 2011년 한국 수출의 부가가치 유출률은 44.7%로 미국, 중국, 독일, 일본 등 4개국 평균치(23.1%)의 2배에 육박한 것으로 분석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경우 1000달러어치가 수출될 때 447달러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국내에 남는 돈은 553달러에 불과한 셈이다. 비교 대상 4개국 중 일본은 이 비율이 18.7%에 그쳤고 미국 19.9%, 중국 23.3%,독일 30.5% 등 순으로 낮았다.
한국의 수출을 업종별로 보면 석유·석탄 정제 및 핵연료제조업은 부가가치 유출률이 무려 88.2%나 됐고 화학(52.5%), 철강을 포함한 금속광물 제조업(47.7%) 등의 유출률도 높은 편이었다.
보고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의 수출에서 부가가치 유출분이 큰 원인으로 산업 구조가 고부가·고기술화되지 못하고 수출제품도 범용 제품 위주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소재나 부품 등 ‘허리산업’이 취약해 중요한 중간재와 자본재의 수입 의존도가 높고 기술 경쟁력이 취약해 기술무역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 연구위원은 “수출 부가가치의 국내 잔존률이 낮으면 미래를 위한 투자 여력이 떨어져 경제 전반의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킨다”며 “산업구조를 모방형에서 창조형 구조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소재·부품의 수요 기업과 생산 기업 간 연계를 강화해 국산화 비중을 높이고 비가격 경쟁력의 핵심인 기술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