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혁, 무명반란에서 1인자 등극까지 [2014 KPGA 코리안투어 결산]

입력 2014-11-1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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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혁이 시즌 초반 부명반란을 1인자 등극으로 마무리지었다. 상금왕과 대상을 휩쓴 그는 올 시즌 주인공이다. (신한금융그룹)

김승혁(28)의 무명반란은 1인자 등극으로 끝을 맺었다. 올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를 한마디로 요약한 말이다.

스타 부재와 스폰서 난으로 진통을 격고 있는 국내 남자프로골프가 신예들의 돌풍으로 활력을 얻었다. 올해는 어떤 해보다 신예들의 활약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개막전 우승을 차지한 이동민(28)을 비롯해 박준원(28ㆍ코웰), 김승혁 등 무명 신예들의 선전은 시즌 마지막 대회까지 이어졌다.

그중에서도 빛난 별은 김승혁이었다. 김승혁은 5월 열린 SK텔레콤오픈(총상금 10억원ㆍ우승상금 2억원)에서 데뷔 9년 만에 첫 우승 감격을 누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의 우승은 반란이었다.

그러나 김승혁은 시즌 마지막 대회까지 흐트러지지 않았다. 6월 열린 보성CC 클래식에서 공동 3위에 오르며 선전했고, KPGA선수권(7월)에서는 공동 18위로 비교적 선방했다. 무주공산이던 KPGA 코리안투어는 김승혁 전성시대로 이어지는 듯했다.

▲올 시즌 2주 연속 우승으로 돌풍을 일으킨 김우현. (KPGA)

하지만 잘 나가던 김승혁에게 강력한 라이벌이 나타났다. 해피니스 송학건설 오픈(6월)과 보성CC 클래식에서 연속 우승한 김우현(23ㆍ바이네르)이다.

2012년부터 코리안투어에 뛰어든 김우현은 데뷔 첫해 이렇다 할 성적을 펼치지 못하고 상금순위 56위(3333만원)에 머물렀다. 지난해에도 상금순위 44위(4327만원)로 평범했다. 그러나 김우현은 2007년 김경태(28ㆍ신한금융그룹) 이후 7년 만에 2주 연속 우승 기록을 달성하며 가장 핫한 선수로 떠올랐다.

관록의 박상현(31ㆍ메리츠금융그룹)의 추격도 무서웠다. 박상현은 바이네르오픈(7월)과 최경주 인비테이셔널(10월)에서 각각 우승하며 김우현과의 양강 구도를 형성하는 듯했다.

그러나 마지막에 웃은 건 김승혁이었다. 김승혁은 10월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CC에서 열린 한국오픈(총상금 12억원)에서 정상에 오르며 우승상금 3억원을 챙겼다. 올해 가장 많은 상금이 걸린 대회여서 사실상 카운터펀치였다. 이후 남은 대회에서 우승을 추가하지는 못했지만 마지막 대회였던 신한동해오픈에서 공동 4위에 오르며 초반 돌풍의 김우현과 관록과 저력의 박상현을 따돌리고 상금왕(5억8914만원)과 대상을 휩쓸었다. 상금순위 2위 박상현(4억3165만원)과는 1억5000만원 차다. 상금왕과 대상을 전부 김승혁에 빼앗긴 박상현은 평균타수(69.861타) 부문 1위에 만족했다.

▲시즌 막판까지 김승혁과 타이틀 경쟁을 펼친 박상현. (KPGA)

지난 2005년 KPGA 코리안투어에 모습을 드러낸 김승혁은 국가대표 출신으로 아마 시절부터 주목받던 유망주였다. 그러나 프로 데뷔 후 평범한 선수로 전락했고, 9년간 무명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야 했다.

그러나 김승혁은 올해 몰라보게 달라졌다. 특히 첫 우승컵을 들어올린 SK텔레콤오픈에서 김경태(28ㆍ신한금융그룹)와 이태희(30ㆍ러시앤캐시)의 추격을 뿌리치는 저력을 보였다. 막판까지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은 올 시즌 김승혁의 1인자 등극을 일찌감치 예고했다.

국내에서의 자신감은 바다 건너 해외 투어로 이어졌다. 김승혁은 10월 초 열린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도카이 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르며 한국과 일본 무대를 석권했다.

특히 내셔널 타이틀로 최정상 선수들이 총출동한 한국오픈에서 정상에 올랐고,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는 공동 4위를 차지하며 경쟁자들을 제치고 상금왕과 대상을 확정지었다. 상금왕과 대상을 동시에 수상한 건 지난 2009년 배상문(28ㆍ캘러웨이골프) 이후 5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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