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취임 이후 야심차게 추진해온 ‘보수 혁신안’이 탄생 과정에서 극심한 산통을 겪고 있다. 혁신안의 내용을 놓고 일부 지도부를 포함한 의원들과 혁신위원 사이에 의견 충돌이 일고 있는데다, 혁신위 내부에서도 홍준표 경남지사 등의 반대 의견이 제기되는 등 혼선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13일에는 김 대표 측 인사로 분류되는 비주류 재선 김성태 의원이 혁신안 내용을 비판하는 성명을 통해 김 대표에까지 직격탄을 날려 주목된다.
김 의원은 개인성명에서 김 대표가 지난 중국 방문 기간 ‘개헌 논의 불가피론’을 설파했다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과의 뜻을 표한 사실을 언급, “당 대표최고위원이 개헌 논의를 언급했다가 곧바로 대통령에게 사과하는 모습이 과연 건강한 집권 여당과 정부의 관계이냐”고 비판했다.
또 “일방적으로 혁신안을 발표하고, 여론몰이로 밀어붙이려는 조급한 태도를 버려야 한다”면서 “부실한 혁신안에 대한 정당한 문제 제기조차 기득권에 안주하는 구태 정치처럼 낙인찍고, 마녀사냥할 게 아니라 혁신위가 먼저 진정한 보수 혁신을 위한 건설적인 토론과 생산적 협의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태호 최고위원도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안의 ‘특권 내려놓기’ 부분에 대해 “살을 빼려면 덜 먹고 운동을 해야 하는데, 팔과 다리를 잘라서 살을 빼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국회의원들이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방향으로 (혁신안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전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한 초선 의원은 출판기념회 금지를 주도한 김문수 혁신위원장에 대해 “그동안 7권의 책을 출간하고 3차례나 출판기념회를 했더라”라고 지적했다는 후문이다. 일부 의원들은 사석에서 “혁신위부터 혁신하는 게 당 혁신의 출발”이라는 비아냥거림 섞인 발언까지 했다고 한다.
이러한 비판을 전해들은 일부 혁신위원은 내부에서 상당히 격앙된 반응을 보였으나 “공식 반응은 자제하자”는 의견이 혁신위 내에서 더 많았다는 후문이다.
김무성 대표와 실무를 책임진 김문수 위원장 사이에서도 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사견을 전제로 "당이 어떤 개인의 팬클럽 비슷하게 사당화 돼 있다. 대통령 출마할 사람은 주요 당직을 맡아선 안 되며, 국회의원 할 사람도 당협위원장을 맡아선 안 된다"면서 "1인에게 집중된 당 구조, 1인의 사조직화 된 당 구조를 많은 국민이 동참하는 당조직으로 바꾸도록 제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김 대표에 대한 '견제구'로 받아들여졌다.
이처럼 혁신안을 둘러싼 여진이 계속되자 이날도 김 대표가 직접 진화에 나섰다.
김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대의 목소리도 존중하겠다"면서 "출판기념회 금지와 세비 관련 부분의 반대 논리 중에 합리적 반대 논리를 잘 수렴해 의총을 앞으로 계속 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1단계 혁신안에서 국회의원 출판기념회 전면 금지, 국회의원 세비 '무노동 무임금 원칙' 적용에 대해 수정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혁신위는 당내 반대 의견과 상관없이 예정대로 두 차례 더 혁신안을 만들어 지도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혁신위가 세 가지 혁신안을 제출하면 의원총회를 소집해 최종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당내에는 반발 기류도 만만치 않아 의총에서 격론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