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화장품기업 아모레퍼시픽그룹을 이끌고 있는 서경배 회장이 세계 200대 억만장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서 회장의 보유 상장주식 가치가 덩달아 급증한 덕분이다.
7일 블룸버그의 ‘세계 200대 억만장자 순위’에 따르면 5일(뉴욕 시간) 기준으로 서경배 회장이 200위를 기록했다. 서 회장의 재산은 66억 달러(약 7조1000억원)로 집계됐다. 서 회장의 이름이 명단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 초만 해도 100만원 안팎에 머물던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중국 소비확대에 대한 기대감에 꾸준히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 8월에는 200만원을 넘어섰고, 지난달 23일에는 장중 한때 265만4000원까지 찍기도 했다. 한 달내내 250만원을 웃돌면서 서 회장의 보유 주식 상장주식 가치는 7조1000억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6일 227만원으로 마감했다. 밸류에이션 부담에 주가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서 회장은 200대 억만장자 타이틀을 계속 거머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내 브랜드 인지도 확산으로 중국은 물론 화교 경제권인 동남아시아까지 아우르는 아시아 대표 화장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 회장은 이 같은 성장 속도를 계속 유지해 2020년 아시아 1위, 세계 5위 화장품 기업으로 우뚝 설 것이란 야심찬 목표도 세웠다. 중국 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지 22년만에 상하이에 마련한 생산, 연구, 물류 통합 기지 ‘상하이 뷰티사업장’이 비전 달성의 전초 기지를 역할을 수행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연평균 30% 이상 확대되는 중국 뷰티시장의 성장성을 간파하고 2010년부터 생산기지 신설 작업을 시작했다. 2011년말 첫 삽을 떠 준공까지 3년 가까이 걸렸다. 모든 현장에 우수한 현지 인력을 배치하는데도 공을 들였다. 글로벌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제품과 인력 현지화가 중요하다는 서 회장의 판단에 따른 조치였다. 서 회장은 상하이 사업장이 단순히 해외 생산시설이 한 곳 더 추가됐다는 것을 넘어서 중장기 회사 포트폴리오를 실현하는 핵심 현장이라는 의미를 두고 있다.
한국인으로는 서 회장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2명이 세계 200대 부자로 선정됐다. 이 회장은 95위로, 재산은 122억달러(약 13조2000억원)로 나타났다. 반면 최근 현대자동차 주가가 급락하면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한편, 세계 부호 1위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860억 달러·약 89조6000억원)다. 2위는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789억 달러·약 85조2000억원), 3위는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700억 달러·약 75조600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