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최고경영자(CEO) 잇따라 교체되거나 연임 이슈가 부각되는 등 금융권이 뒤숭숭하다. 시중은행은 물론 외국계 은행장들까지 잇따라 교체되면서 조직의 현안이 맞물려 있는 과도기적인 시기에 다채로운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특히 새로운 행장들의 등장은 과거와 다른 어떠한 경영전략들로 시장에 파급력을 미칠지 금융권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외환은행과 통합을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8월 두 은행의 조기 통합 계획을 발표하면서 통합 시점에 백의종군 하겠다고 밝혔던 터라 김 행장의 사의는 이사회 결의로 통합이 가시화되자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은행은 통합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신임 행장을 선임하지 않는다. 행장 대행은 김병호 선임 부행장이 맡는다. 이에 하나, 외환 통합은행장에 누가 오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통합은행장은 금융위원회가 두 은행의 통합을 승인한 후 이사회를 통해 선임된다. 현재 첫 통합은행장으로는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김 행장은 올해 3월 임기 2년인 외환은행장에 취임했다.
우리은행은 이르면 다음달 초 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를 가동한다. 이순우 행장의 임기 만료일인 12월 30일에 신임 은행장 선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열기 위해서는 늦어도 3주전인 12월 초까지는 주주들에게 안건을 통보해야 한다. 우선 내부적으로 차기 은행장 선출은 민영화와 맞물려 있는 만큼 매각 작업의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안팎으로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 행장 외의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내년 3월 임기 만료인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무게가 실린다. 신한은행 임기 만료 석달 전인 올해 말부터 차기 행장 선임절차에 들어간다. 서 행장은 신한사태 직후 지난 2011년 취임했고 다음해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최근 장기 경영 공백을 마감한 국민은행의 행보도 큰 관심사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내정자는 29일 이사회 논의를 통해 행장 겸임 입장을 밝혔다.
한편 한국씨티은행과 SC은행의 행장들이 비슷한 시기에 교체되면서 이들의 향후 경영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씨티은행은 14년 만에 행장을 교체하면서 박진회 수석부행장을 차기 행장으로 선임했다. 반면 SC은행은 최초로 한국인 박종복 소매금융 담당 부행장을 차기 행장으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