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3분기에도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수천억원대에 달하는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공업계 고위 관계자는 29일 “현대중공업은 지난 2분기에 손실을 반영한 사업 이외에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새로운 수천억원대 추가 손실이 발생했다”며 “이를 감안하면 2분기에 이어 3분기도 1조원 전후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지난 9월 취임 직후 꾸린 경영진단 태스크포스(TF)에서도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대규모 대손충당금이 추가로 들어갈 것으로 파악, 현재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현대중공업 내부 관계자는 “2분기에 1조1037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은 일부분”이라며 “추가 손실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3분기 대규모 실적 악화가 예상되면서 현대중공업의 올해 누적 영업이익은 2조원대 손실을 넘어설 것이 유력하다. 이 회사는 2분기까지 1조2926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냈다. 특히 2분기에 대규모 손실을 발생시킨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주한 제다사우스ㆍ슈퀘이크 화력발전소는 여전히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공업계에 정통한 고위 관계자는 “플랜트의 경우 발주처와 계약 당시 세세한 공정 부문까지 계약에 포함하지 않는다”며 “그러다 보니 잦은 설계 변경 요구를 그대로 들어주는 수밖에 없어 공사비용이 예상보다 더 들어간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화력발전소의 준공 시기는 2016~2017년경이다. 향후 손실 발생 가능성 우려에 최근 현대중공업 경영진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대책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정동익 한화증권 연구원은 “문제는 해양플랜트 사업부의 추가정산 규모와 시기가 될 것”이라며 “올해 총 3000억원의 추가 정산이 반영될 수도 있다”고 봤다.
3분기 실적이 발표되면 현대중공업의 주가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가 예상하는 현대중공업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500억원대 안팎의 적자다. 이보다 더 큰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경우 현재 10만500원(28일 종가 기준)인 현대중공업 주가가 10만원대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만일 현대중공업 주가가 10만원을 하회한다면 이는 지난 2006년 7월 이후 8년 3개월여 만이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오는 30일 실적 발표 때 창립 이후 처음으로 컨퍼런스콜을 개최한다. 대상은 기관투자가와 애널리스트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회사의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기 위해 컨퍼런스콜을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