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해외생산 늘면서 경상수지 ‘구조적 변화’ 초래”

입력 2014-10-2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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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택 한은 국장 “상품수지 악화·본원소득 수지 개선…GDP 축소·GNI 확대”

우리나라 기업들의 해외 생산이 늘면서 국내 주요 경제지표에도 기조적인 변화가 발생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먼저 한 나라가 다른 나라와 행한 모든 경제적 거래를 수치로 나타낸 국제수지에서는 상품수지가 악화되고 본원소득수지는 개선되는 등 경상수지의 구조적인 변화가 초래된다는 것이다. 또 국내총생산(GDP)는 축소되고 국민총소득(GNI)는 확대된다는 예상이다.

정영택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지난 24일 인천에 위치한 한은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워크숍’에서 ‘해외생산과 거시경제지표의 변화’라는 주제로 이같이 발표했다.

우선 우리나라 제조업의 해외생산 비중을 보면 2003년 4.6%에서 2012년 18.0%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일본이 15.6%에서 20.8%로 증가한 것과 비교해 가파르게 확대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주요 수출품목의 해외생산 비중이 크게 늘었다. 스마트폰 해외생산 비중은 2010년 16%에서 2012년 1분기 78%로 2년새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자동차의 해외생산 비중도 2005년 16.7%에서 2013년 47.6%로 마찬가지로 큰폭으로 늘었다.

이렇게 기업의 해외생산 비중이 확대되자 재화의 물리적 이동을 기준으로 한 통관 수출자료만으로는 이중계상이 발생해 경제전체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기가 곤란해졌다. 이에 따라 한은은 올해부터 새로운 국제기준인 ‘2008 SNA’에 따라 가공무역, 중계무역, 독립채산형 현지법인의 해외생산 등 다양한 해외생산 형태를 고려해 통계를 편제·공표했다. 해외생산을 단순히 ‘국경통과’가 아닌 이득이 어느 나라로 귀속되는지를 반영한 ‘소유권 이전’ 기준으로 포착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해외생산에서 가공무역은 축소되는 반면 독립채산형 현지법인 거래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정 국장은 분석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국에서의 해외생산이 활발한데 중국 정부가 조립 등 현지에서 수익이 낮은 경제활동만 이뤄지는 가공무역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독립채산형 현지법인의 해외생산의 경우에는 해외현지법인이 제품생산뿐만 아니라 판매까지 직접 담당해 현지 국가에 귀속되는 부가가치 비중이 높아 중국 정부가 장려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에 있는 삼성전자의 시안 반도체공장(2014년 5월 준공)과 LG전자디스플레이의 광저우 공장(2014년 9월 준공)은 올해 일괄 생산체제를 구축해 가공무역에서 독립채산형 현지법인 거래가 늘게 됐다.

정 국장은 이런 해외행산 패턴의 변화는 국제수지와 GDP 통계에 변화를 발생시킨다고 설명했다. 국제수지는 상품수지는 악화되지만 독립채산형 현지법인으로부터의 배당수입 등이 늘면서 본원소득 수지는 개선되는 등 경상수지의 구조적 변화가 초래된다고 전망했다. 동시에 GDP는 축소되겠지만 역시나 독립채산형 현지법인으로부터의 배당수입이 확대되면서 GNI는 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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