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남한강과 북한강 두 물줄기가 만나는 곳, 경기 양평의 두물머리다. 고요히 흐르는 물결 위 황포돛배, 400년 수령의 느티나무가 운치를 더하는 두물머리는 강가 마을 특유의 아름다운 경관으로 인해 웨딩·영화·광고·드라마 촬영의 단골장소로 명성이 높다. 특히 새벽에 피어오르는 물안개는 TV, 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신비로움이 연출된다. 연꽃으로 유명한 세미원을 둘러보며 연잎 향 가득한 연잎핫도그로 심심한 입을 달래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경기 포천의 산정호수도 가을향이 물씬 풍기는 감성 여행지다. 인근에는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기로 유명하지만 가을에는 산정호수 만한 곳이 없다. 맑은 호수 위로 비치는 단풍 물결은 한 폭의 그림을 감상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아름답다. 소박하고 운치 있는 산책로와 잔잔한 물 위에서 즐기는 오리배는 일상에서 느끼지 못한 소소한 재미를 부여한다,
인근 명성산도 빼놓을 수 없다. 명성산에서 만나는 산정호수는 등산 중 호수라는 이색적 풍광을 자랑한다. 등산로는 남녀노소 모두가 선호하는 코스로 정상에서 바라보는 오성산과 동북쪽으로 펼쳐지는 상해봉, 동쪽으로 광덕산, 동남쪽으로 백운산과 국망봉이 저마다 수려한 가을 정취를 뽐낸다.
경기 오산의 물향기수목원도 가을이 더 기다려지는 여행지다. 습지생태원, 수생식물원, 호습성식물원, 소나무원, 단풍나무원, 유실수원, 중부지역자생원 등 19개 주제원과 1600여 종류의 식물로 조성됐다.
특히 가을에는 구절초, 국화, 벌개미취, 쑥부쟁이 등이 가을 여행객에게 꼬리치듯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유실수원의 감나무, 밤나무, 대추나무 등 열매는 수확의 계절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다음은 경기 파주의 벽초지수목원이다. 입장료가 8000원으로 다소 부담스럽지만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어 인기다. 수목원 내에는 커다란 연못이 자리해 운치를 더하고, 깔끔하게 정돈된 잔디밭은 준비한 도시락을 먹거나 여행객의 피로를 풀어주는 휴식처가 된다.
경기 연천의 전곡리 선사유적지는 잔디밭 공원으로 조성돼 있어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을 소풍으로 안성맞춤이다. 최근에 개관한 선사박물관은 구석기박물관이지만 규모와 시설 면에서 탁월하다.
산과 바다와 넓은 들판을 보고 싶다면 강화도가 제격이다. 서울 근교 가을여행 코스로 빠지지 않는 강화도는 섬 전체가 관광지로 조성돼 있지만 그중에서도 전등사를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강화도에서 배를 타고 10분만 들어가면 석모도에 도착한다. 자동차를 그대로 배에 실을 수 있어 이동도 편리하다. 선덕여왕 4년(635년)에 창건된 것으로 알려진 보문사와 해안도로, 그리고 보문사로 통하는 트레킹 코스가 유명하다.
좀 더 새로운 여행지를 원한다면 경기 안산의 대부도가 좋다. 특히 유리섬박물관은 유리로 만든 다양한 작품들을 둘러볼 수 있어 연인 또는 가족과 함께 하는 사람이 많다. 가을 밤하늘의 별을 세어보고 싶다면 경기 양주의 송암천문대가 좋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천문대로 가을 밤의 맑은 하늘과 별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연인과의 데이트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