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사 중 지난해 최초로 북극항로 시범 운항에 성공한 현대글로비스가 화주를 확보하지 못해 올해 추진했던 북극항로 운항 계획을 완전히 접었다. 북극항로는 현재 보편화한 남방항로를 이용할 때보다 시간이 열흘가량 단축되지만 검증되지 않은 항로 운항에 따른 부담과 보험료 상승 등의 이유로 아직 화주들이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않는 상황이다.
현대글로비스는 22일 올해 북극항로 운항이 최종 무산됐다고 밝혔다. 이에 단발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운항할 수 있는 장기 프로젝트로 재추진할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앞서 지난해 10월 스웨덴 물류회사인 스테나해운의 내빙유조선을 빌려 여천NCC가 수입하는 나프타 4만4000톤을 싣고 러시아 우스트루가항을 출발, 북극항로를 거쳐 35일 만에 전남 광양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이에 올해는 더 적극적으로 북극항로 운항을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화주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연내 운항이 불발됐다.
지난달 초 SK에너지가 북극항로를 통해 울산항으로 벙커C유를 들여오겠다며 밝혀 운항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선주인 스테나해운 측이 울산항에서 다시 유럽으로 싣고 갈 화물을 구하지 못하면 수지를 맞출 수 없다며 난색을 표명해 사업이 진척되지 못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운항 모델을 준비 중에 있으며 11~12월 중으로 이러한 계획을 담은 청사진을 곧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