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통화정책 중립성이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사실상 모피아의 ‘허수아비’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7일 한은 국정감사에서 “금통위원 상당수가 모피아와 청와대가 낙점하는 수십년의 적폐가 이어지고 있다”며 “현 금통위는 정부의 허수아비다”고 지적했다.
금통위원 7명은 당연직인 한은 총재와 부총재를 제외하고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은, 은행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가 각각 1명씩 추천해 구성된다.
그러나 이중 3명은 범 ‘모피아’ 출신이다. 지난 7월과 9월 금리인하의 소수 의견을 낸 정해방 금통위원은 전직 기획예산처 차관 출신이며 당시 금융위원장이었던 김석동 전 재정경제부 1차관이 추천했다. 하성근 금통위원은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함준호 금통위원은 재정경제부 차관 출신인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이 각각 추천했다. 금통위원 7표 중 3표가 사실상 모피아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것이다.
여기에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추천한 정순원 금통위원도 청와대 낙점 인사라는 점을 손 회장이 국감장에서 누설(?)해 한참 동안 논란이 된 바 있다.
중립성을 지켜져야 할 금통위가 오히려 내부에서조차 한은파 3명과 정부파 4명으로 정부가 유리한 상황인 것이다. 여기에 정부는 기재부 차관 또는 금융위 부위원장이 금통위 회의에 참석해 발언할 수 있는 열석발언권이라는 안전장치까지 마련해 놓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금리는 금통위 의장인 이 총재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관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금통위원 인적 구성이 최 부총리와 비슷한 범모피아, 영남, 연세대 출신 위조로 너무 동질적”이라며 “금통위가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겠나”라고 의구심을 표시했다.
이런 가운데 금통위원에 국회인사청문회 적용, 국회 추천제 신설 등 다양한 방안을 도입해 통화정책의 중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대체로 정부와 한은 간 정책공조를 강조하며 금리인하를 지지하는 발언을 해 야당 의원들과 대비를 이뤘다.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은 “일본의 양적완화, 저물가, 언론보도 내용 등을 열거하면서 기준금리 인하가 대세론이라는 논리를 펴고서 “이런 분위기를 숙지하고 있지요”라고 반문하며 발언을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