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칼럼]사회적 일자리 만들기

입력 2013-12-3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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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한국벤처협회 명예회장

한국은 2018년이면 65세 이상 인구가 15%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적으로 그 유래를 찾지 못할 만큼 빠르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 결과다.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대체로 80년 이상인데, 한국은 고작 26년으로 나타나고 있다. 8%에 불과하던 노인 의료비는 이제 40%에 육박한다. 내년도 노인복지예산은 올해보다 47.8% 증가한 6조3267억원에 달한다. 총 복지예산은 100조원을 넘어섰다. 이제는 사회 서비스 부문의 효율적 대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때가 아닌가 한다.

사회서비스 부문은 수요와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시장 영역과 달리 시장 실패의 가능성이 큰 영역이므로 정부의 적정 개입제도와 재정지원이 필요한 부문이다. 사회 서비스는 미국과 같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 형태로 진화하거나, 유럽과 같이 정부의 지원으로 민간과 공공의 자원이 결합된 제3 섹터 사회적기업 형태로 진화해 왔다. 정부 등 공공부문이 직접 사회적 서비스를 담당하면 비효율성으로 인한 고비용 구조가 나타나게 된다. 민간이 담당하면 시장 실패가 야기된다. 바로 유럽에서 사회적기업이 발달한 이유다.

사회적기업들은 저비용 고효율의 사회적 서비스를 통해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하게 돼, 한국의 복지와 일자리를 동시에 해결하는 대안으로 매우 유력하다. 한국의 사회적 일자리는 13.6% 수준으로 핀란드 27.3%, 영국 26.9%, 뉴질랜드 22.7%에 비해 현격히 낮다(2006년 기획재정부). 다시 말해 10% 이상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사회적기업의 활동 영역은 노인복지, 취약계층 지원, 일자리 재교육 등 분야가 다양하다. 이 중 노인복지가 미래 한국의 가장 중요한 분야가 될 것이다. 사회적기업에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다가오고 있다. 바로 정부 3.0에 의한 공공 데이터 개방이다. 개방된 공공 데이터를 활용한 사회적기업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범죄 분포도 제공, 환경 정보 제공, 환자 서비스 평가, 교통사고 정보 제공, 구직 정보 등 수많은 매시업(mash-up)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과거 정부가 공공 데이터를 독점하고 있을 때보다 획기적으로 효율성이 향상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사회적 매시업 기업인 그레이트스쿨(GreatSchools)이 민간 수요자(학부모) 입장에서 수집 및 가공해 제공하는 정보는 미국 내 모든 주의 학교에 대한 평가 정보로, 각 주의 교육부가 직접 시행하기에는 어려울뿐더러 매우 비효율적이다.

그러나 매시업 사회적기업에 대해 국가가 직접 서비스하는 비용의 일부라도 지원해야 지속 가능할 것이다. 여기에서 사회적기업에 대한 평가와 보상의 문제가 대두된다. 이들은 정부 공공 데이터의 취합, 전달이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 공공 데이터의 사회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크라우드 소싱 방식의 데이터 생산이 가능할 것이다. 더 나아가 사회적 가치를 위해 공공 데이터의 가공, 부가가치 창출을 담당하는 공공 데이터형 사회적기업의 지정, 육성이 바람직할 것이다.

공공 보조금을 통해 사회적 서비스를 지원하는 방식 중에서 최근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서비스 구매계약이다. 한국에서 많은 사회 서비스는 경쟁계약 방식보다는 협상계약이나 협력계약 방식에 의해 민간에 위탁돼 왔다. 서비스의 성격상 경쟁계약이 적절하지 않다고 해서 경쟁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또 다른 대안으로 바우처 등의 소비자 보조금 방식이 다수의 사회적기업 경쟁 체제하에 운영이 가능하다. 가장 문제가 되는 노인복지 서비스가 대표적 적용 분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민간 기업의 사회적기업 지원이 활성화돼 있지 않은 국가이므로 당분간은 정부의 사회적기업 지원으로 활성화를 유도해야 할 것이다.

정부 3.0 기반의 공공 데이터를 활용한 사회적기업들은 급증하는 복지 수요에 대처하면서 일자리 창출을 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사회적 매시업 기업을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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