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를 42년간 철권 통치하다 지난해 10월 시민군의 손에 최후를 맞이한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는 지하경제를 통해 숨긴 재산이 수천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카다피의 ‘검은 재산’의 원천이 리비아의 방대한 원유 수출에서 나오는 것으로 분석했다.
영국 엑스터대학의 팀 닙록 중동정치학과 교수는 “리비아가 한 해 원유로 벌어들이는 수익과 정부 지출 사이에 엄청난 액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차액은 카다피와 그의 자식 9명에게 돌아간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리비아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카다피의 예금과 부동산, 각종 채권, 금 등의 재산을 전부 합치면 2000억달러(약 2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금액은 640만명 리비아 국민 1명당 3만달러(약 3400만원)씩 나눠줄 수 있는 규모로 서방국가들이 추산한 액수의 두 배에 달한다.
카다피의 검은 돈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독재정권을 유지하는데 쓰였다.
특히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이 가장 큰 수혜자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권력욕을 채우기 위해 엄청난 자금을 정치자금으로 낭비해 왔다.
1980년 영국에서 짐바브웨가 독립한 이래 지금까지 통치해온 무가베는 다이아몬드 매매로 정치자금을 조성했다.
정부는 국영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군경을 앞세워 노동자들을 착취하며 채굴한 다이아몬드로 호화스런 생활을 영위했다.
짐바브웨 1인당 국민소득은 129달러. 전 국민의 80% 이상이 실업 상태이고 전체 인구 1200만명 중 20%가 에이즈 감염자로 평균 기대수명은 39세에 불과하다.
카다피는 집권 30년동안 무가베와 두터운 친분관계를 맺으면서 수백만달러에 이르는 재정지원과 막대한 규모의 석유를 지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국무부는 한때 리비아가 짐바브웨 수요량의 70%에 이르는 석유를 제공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계획경제체제를 고수하는 쿠바 역시 실질적으로는 지하경제로 유지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피델 카스트로의 40년 독재를 마감하고 동생 라울 카스트로 시대를 맞는 쿠바가 지하경제에 따라 좌우되고 있다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쿠바 경제 전문가들은 “쿠바 인구의 95%가 어떤 형식으로든 지하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지하경제는 필요악으로 자리잡았다”면서 “제한적 선택만을 할 수 있는 경제에서는 모두가 법을 어길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2006년 피델 카스트로로부터 정권을 물려받아 쿠바를 통치해온 라울 카스트로는 집권 동안 개혁과 개방을 가속화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개혁조치가 작동해 경제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성장 동력이 둔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다시 보수파의 입김이 세질 경우 쿠바에서 지하경제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