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사들이 LNG(액화천연가스)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 발주가 늘어나면서 '녹색선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친환경 선박을 만들 수 있는 '녹색기술' 선점 여부에 따라 향후 조선산업 주도권의 향배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1위 컨테이너선사인 AP몰러머스크가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선박(그린십)을 발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머스크가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옵션 10척 포함)의 발주를 진행 중인데 LNG 엔진을 장착한 선박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 외에도 요즘 주요 선주들의 관심은 '그린십'에 쏠리고 있다. 이는 세계해운위원회(WSC)와 29개 회원사들이 국제해사기구와 각 정부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효율적인 선박시스템을 제안하면서 관련 기준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질소, 황, 탄소 등 환경 유해 물질에 대한 국제해사협회의 기준이 유례없이 강화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선주들도 LNG 추진선과 같은 녹색기술을 적용한 선박 발주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LNG엔진을 장착한 선박 발주가 늘고 있다. 노르웨이 오프쇼어 해운선사인 올림픽 시핑(Olympic Shipping)은 지난 9일 LNG추진 방식 해양작업지원선 1척을 발주했다. 해양플랜트 선사인 아일랜드 오프쇼어도 LNG 추진 방식의 해양작업지원선 2척을 발주하는 등 최근 녹색선박 발주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선업계에선 '녹색기술'이 조선산업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꿀 것으로 판단, 이에 대한 경쟁력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국내 조선업체들의 경우 해외업체들보다 기술력 면에서 확실한 경쟁우위를 보이고 있는 만큼 수주전에서도 한발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1위 선박 엔진 업체인 덴마크 만(MAN)과 2008년 초 독점개발 계약을 맺으면서 LNG엔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 1월이면 완제품이 나올 예정이다.
현대중공업도 지난 5월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고출력 친환경 가스엔진인 '힘센(HIMSEN) H35G'를 독자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9월 선박 배출가스의 오염물질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연료 비용을 최대 50% 이상 절감할 수 있는 'GD(Green Dream Project) ECO-Ship(친환경 선박)' 개발에 성공을 했다.
조선업계 다른 관계자는 "친환경 선박의 경우 배값이 비싸지만 연료값이 저렴해 운영비가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친환경 선박 기술능력이 앞서 있어 중국 등 해외경쟁업체들보다 확실한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조선업체들이 친환경 기술을 적용, 고부가가치를 올리기 위해서는 적지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선박들이 아직 벙커C유를 사용하는 선박의 (엔진)출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LNG엔진과 같은 녹색 기술이 적용된 그린십으로 대체되기 위해선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