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출산 포기', 일본은 '결혼 포기'

입력 2024-09-03 14:00 수정 2024-09-0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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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한‧일‧중 인구포럼' 개최…동아시아 3국 저출산, 다른 양상으로 전개

(그래픽=김소영 기자 sue@)
(그래픽=김소영 기자 sue@)

일본 청년들의 결혼 의혹이 남성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저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급격한 경제성장에 따른 양육·교육비용 증가와 여성 경제활동 증가가 저출산의 원인으로 꼽힌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복지인재원은 3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에서 ‘동아시아 3국 20·30의 사회 인식에 기반한 저출생 정책의 시사점 모색’을 주제로 ‘제1차 한‧일‧중 인구포럼’을 개최했다. 행사에서는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 도우 양 중국사회과학원 인구·노동경제연구소장, 모리이즈미 리에 일본 국립 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이 발제자로 나서 각국의 저출산 현황과 인구정책을 소개했다.

먼저 이 책임연구원은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다층적 경험과 사회구조가 쌓여 만들어진 문제로 진단했다.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수도권 집중이 심화하고, 경제위기 이후 가족 가치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경제의 대물림으로 ‘미래가 없다’는 회의가 커지면서 저출산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요인들은 위기 측정이나 정책현안 중심의 접근으로 이해가 어렵다. 최근에는 미디어 사용과 사회적 신뢰가 여성의 출산 의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이 책임연구원은 결혼 의향 감소가 ‘결혼 부정’은 아니라며 저출산 정책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일본의 저출산은 한국과 다소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중국의 2020년 합계출산율은 1.3명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 수준에서 예상되는 평균 출산율보다 낮은 수준을 보인다. 도우 소장은 “이는 중국이 적정선에서 벗어나게 하는 높은 교육비, 육아비 등과 같은 몇 가지 독특한 요인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경제성장이 안정기에 접어든 이후 출산율이 급감했지만, 중국은 경제성장 과정에서 가파른 출산율 감소가 관찰되고 있다. 특히 고학력 여성에서 출산 의도 저하가 두드러지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20명을 기록했다. 일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기인 2021년 18~34세 결혼관이 크게 변화했다. 특징적으로 ‘평생 결혼할 생각 없다’는 남성이 17.3%로 여성(14.6%)보다 높았다. 결혼의 이유도 변화했는데, 결혼의 좋은 점으로 ‘내 아이와 가족이 생김’이라는 응답은 줄고, ‘경제적 여유가 생김’이라는 응답은 늘었다. 이성에게 바라는 점으로는 남성은 ‘경제력’이, 여성은 ‘외모’가 추세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 밖에 아이를 갖는 이유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라서’,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갖고 싶어서’라는 응답은 감소하고, ‘아이가 있으면 생활이 즐겁고 마음이 풍요로워지니까’는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결혼·출산이 현실주의적 관점에서 인식되고 있으며, 이런 경향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두드러졌다.

김상희 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은 “인구 위기 해결을 위해 직접적 당사자인 20·30의 관점에서 현 상황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일본과 중국의 사례를 참고해 필요한 제도 개선을 지속해서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보건복지부)
(자료=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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