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의 2분기 사상 최대치 실적 달성에도 주가 반응이 미지근하다. 양사의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지만, 매출액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시장이 비용 통제를 기반으로 한 영업이익 호조보다는 매출 성장률 회복 여부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6105억 원, 4727억 원으로 잠정집계되며,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카카오도 분기 최대 매출(2조49억 원)과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 증가율(18.5%)을 기록했다.
그러나 양사의 매출액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네이버의 2분기 매출액은 시장 컨센서스를 1.19% 밑돌았고, 카카오는 컨센서스를 2.25% 하회했다. 특히 카카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4% 역성장했다.
외형이 쪼그라들자 증권사들은 양사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렸다. 증권사들이 전망한 네이버의 평균목표주가는 기존 26만9100원에서 25만1300원으로 7.3% 낮아졌다. iM증권(28만 원→22만 원), 신영증권(32만 원→24만 원), 유안타증권(29만 원→24만 원), 유진투자증권(28만9000원→24만 원), DS투자증권(27만 원→24만 원), 삼성증권(25만 원→24만 원), NH투자증권(27만 원→26만 원) 등이 목표가를 내렸다.
네이버는 최근 커머스 총거래액(GMV) 성장률 둔화와 광고 업황 회복 지연 등이 과제다.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 커머스 GMV 성장률은 3.4%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으며, 콘텐츠 웹툰 매출 성장률도 3.6%로 낮아졌다”며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커머스 GMV, 웹툰 매출액 등 광고 이외의 사업부에서 상장률 반등이 나타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카카오의 주가 전망은 더 어둡다. 증권사들은 카카오 평균목표주가를 6만3542원에서 5만4750원으로 14% 하향조정됐다. 하향률이 네이버의 2배 규모다. 삼성증권(5만1000원→4만2000원)을 비롯해 대신증권(6만 원→4만8000원), 유진투자증권(7만3000원→5만1000원) 등 8월 들어서만 12개 증권사가 목표가를 일제히 낮췄다. 삼성증권은 장기화되는 사법 리스크와 둔화된 성장에 밸류에이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카카오는 본업과 자회사 성장률 둔화가 발목을 잡고 있다. 메시징 광고 성장에도 디스플레이 광고(DA) 성장률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 모빌리티, 게임, 웹툰 등 자회사들도 하반기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중장기 성장전략으로 제시한 인공지능(AI)와 카카오톡 개편 기대감도 불투명하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별도앱으로 출시될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AI 플랫폼을 포함한 전반적인 AI 사업과 신사업에 대해 공개된 정보가 너무 적다”며 “AI 사업가치를 밸류에이션에 녹여 추정하기에는 기대 수익 및 사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