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부통령 지지 선언
美 역사상 첫 유색 인종 여성 대통령 후보
인종·남녀·세대 등 트럼프와 극명 대조
트럼프 캠프 “바이든 조력자”…공격 포문
21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재선에 도전하는 것이 내 의도였지만 물러나서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으로서 의무를 다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당과 국가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믿는다”며 재선 도전을 공식 포기했다. 현직 대통령의 재선 출마 포기는 1968년 린든 존슨 전 대통령 이후 56년 만이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당내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뒤 사퇴를 결정한 최초의 현직 대통령이 됐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유력한 민주당 대선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러닝메이트였던 해리스 부통령을 당 대선 후보로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주요 인사와 다수의 의원 역시 그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 본인도 사실상 선거운동에 나서는 등 대권 행보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정식 대선후보로 지명되면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이후 두 번째 여성 대선 후보가 된다. 유색인종 여성 후보가 대선에 도전하는 것은 미국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아프리카계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 아버지와 인도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인종적으로 흑인이자 남아시아계에 속하며, 나이는 올해 59세로 비교적 젊다.
이에 따라 미국 대선 대결 구도도 기존 ‘노노(老老) 대결’에서 세대·인종·성 간 대결로 바뀌게 됐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별, 나이, 인종, 출신까지 모든 측면에서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번 대선 대결은 한층 더 치열한 양상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리스 전 부통령은 이번 대선의 최대 쟁점 중 하나로 꼽히는 낙태권 문제에 있어 여성으로서 최전선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던 인물이다. 78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고령과 건강 문제를 제기하면서 세대교체를 주장할 수도 있다. 또 검사 출신인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약점인 사법 리스크도 더 잘 부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적 배경 역시 유색인종을 공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벌써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내걸며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공격 포문을 열었다. 트럼프 대선 캠프는 “해리스는 부패한 조 바이든의 조력자 역할을 해 왔다”며 “그는 바이든보다 미국 국민에 훨씬 더 나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도 “바이든은 내 인생 최악의 대통령이고 해리스는 그 모든 과정을 함께한 사람”이라며 “부통령으로서 4년 동안 주택 가격과 식료품 물가를 상승시킨 국경 개방 정책과 녹색 사기 정책에 함께 서명했다. 그는 이 모든 실패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