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선점 경쟁에 다양한 활용법 모색
증여세 비과세에 성인 직후 목돈 마련도
타깃데이트펀드(TDF) 시장이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도입 이후 급성장하며 점유율을 확보하려는 자산운용업계 경쟁도 치열해졌다. 이에 TDF 핵심 정체성인 노후 대비에 더해 절세와 목돈 마련 등을 또 하나의 셀링 포인트로 잡아 투자자 이목을 끌려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1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7일 기준 전체 TDF 설정액은 10조980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8조 원대에서 연초 9조 원을 넘긴 뒤 반년 만에 10조 원을 돌파했다. TDF가 처음 출시된 2016년(663억 원)보다는 164배 넘게 불어난 규모다.
TDF 시장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36%)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중상위권 다툼에 불이 붙은 상황이다. 이날 기준 각 운용사의 점유율은 삼성자산운용(17%), KB자산운용(14%), 한국투자신탁운용(10%), 신한자산운용(9%) 등으로 파악됐다.
자산운용사들은 노후 대비 상품으로 익히 알려진 TDF로 또 다른 이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증여세 절세에 초점을 맞췄다. 올해 4월 출시한 ‘한국투자TDF알아서골드2080펀드’는 목표 은퇴 시점을 2080년으로 잡은 초장기 TDF다. 만기가 긴 만큼 높은 장기 수익률을 원하는 수요에 위험자산 편입 비중을 늘렸다.
미성년자인 자녀 또는 손주 명의로 계좌를 만들어 한국투자TDF알아서골드2080펀드에 가입할 경우, 10년간 투자원금 2000만 원까지 비과세된다. 매월 납부를 기준으로 하면 약 16만6780원씩 10년에 걸쳐 내게 된다. 자녀 또는 손주가 어렸을 때부터 증여세 없이 부모나 조부모의 자산을 나누는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어린이 전용 TDF인 ‘우리아이TDF’를 지난해 6월 출시해 운용 중이다. 2035년을 만기 시점으로 설정한 해당 상품은 초·중·고등학교에 재학하는 자녀의 학령 주기에 따른 자산 배분을 실행한다.
미성년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인 만큼 자녀가 성년이 된 이후 대학 등록금이나 다른 지역에서의 주거 비용 등을 마련하는 데에 해당 상품을 활용할 수 있다고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은 설명했다. 노후 대비를 넘어 청년 때부터 목돈을 적립하는 수단으로 TDF 투자를 고려해볼 수 있다는 의미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TDF는 특정 시점을 만기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은퇴 이후 필요한 자금뿐 아니라 여러 세대별 장기 투자가 가능하다”며 “퇴직연금 시장 규모가 막대한 만큼 아직 TDF는 아직 정착 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웬만큼 자리를 잡으면 더 다양한 투자 수요를 겨냥한 활용법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