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중공업 결합 승인 등으로 하반기도 탄력
HD한국조선해양은 유럽 소재 선사와 1만55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로써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연간 목표치인 135억 달러를 조기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계약 규모는 총 3조6832억 원이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들은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에서 6척씩 건조해 2028년 6월까지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HD한국조선해양은 같은 선사와 이후 6척을 더 건조하는 수주 건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선박에는 액화천연가스(LNG) 이중 연료 추진 엔진을 비롯해 폐열회수장치 등 친환경 장비가 탑재된다. 폐열회수장치는 엔진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해 에너지원으로 재활용하는 장비를 의미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수주를 포함해 올해 현재까지 총 144척, 162억7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연간 목표치인 135억 달러의 120%를 넘는 수준이다.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48억7000만 달러를 수주하며 올해 목표치의 절반을 달성했다. 한화오션은 연간 목표치를 설정하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53억3000만 달러를 수주한 상태다.
HD현대삼호의 경우 올 1분기 HD한국조선해양 계열 3사 중 가장 큰 영업이익인 1864억 원을 기록했는데, 대형 수주를 잇달아 성공하며 하반기엔 이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국제 무역량 증가와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해상 물동량 증가로 컨테이너 운임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에 컨테이너선에 대한 수요가 반등하며 컨테이너선 신조선가 역시 지속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7월 1억9000만 달러 수준이었던 LNG 이중 연료 추진 컨테이너선(1만5000TEU급 기준)의 평균 신조선가는 현재 2억2000만 달러를 웃돌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및 조선 계열사의 성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정거래위원회는 HD한국조선해양의 STX중공업 기업 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지난해 HD한국조선해양이 813억 원에 STX중공업 지분 35%를 인수한 지 약 1년 만이다.
HD현대중공업이 대형·중형 엔진을 생산하는 상황에서 STX중공업의 소형 엔진 제조 능력까지 더해 종합 엔진 제조 기업이 완성된 셈이다. 종합 엔진 제조 기술 확보로 미국 함대의 유지·보수·정비(MRO) 시장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전망된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선박을 선별 수주해 지속해서 수익성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