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부터 정부가 인공지능(AI)디지털교과서를 본격 도입하기로 한 가운데, 실제 교육현장에서 AI디지털교과서(AIDT)를 활용해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를 높이고 외국어 말하기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완화시킨 사례가 소개됐다.
10일 경기자동차과학고 허영주 교사는 교육부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 ‘디지털 게릴라 포럼’에 참석해 AIDT를 활용한 영어 수업 사례를 소개했다.
허 교사는 “AIDT를 활용하면 다수의 학생들이 단순히 수업에 ‘참석’하는 것을 넘어서 ‘참여’로 이어지도록 만들 수 있다”면서 “교사는 학생들의 참여 정도를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피드백도 곧바로 제공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AIDT를 활용해 학생참여형 영어 수업을 진행한 방법을 여러 단계로 나눠 소개했다. 첫 번째 단계는 ‘수업 및 학습자 분석’으로, AI가 제공하는 진단평가를 학생별 취약점을 확인한다.
허 교사는 “학생들의 배경지식에 따라 AI 챗봇이 던지는 질문도 달라진다”면서 “학생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 ‘앞으로 알고 싶은 것’ 등을 기록하면서 자신이 진행해 온 학습 상태를 자가진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교수학습방법 결정’ 단계다. 교사는 학습목표 달성에 학생 간 수준차가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할 경우, 협력학습을 하기 전 개별학습을 먼저 진행할 수 있다. 여기서 AI챗봇을 활용해 학생들은 챗봇과 대화하는 방식으로 학습을 진행한다.
허 교사는 “듣기평가의 경우 학생이 직접 듣고 싶은 국가의 영어 발음과 발화 빠르기를 설정한다”면서 “녹음 버튼을 누르고 학생이 질문에 대한 답을 보내면, AI가 이를 인식해 이에 대한 추가 질문을 하는식”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AIDT를 활용한 수업이 영어 말하기에 대한 부정적 감정도 감소시키고, 학생들 간 상호작용을 활발히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허 교사는 “기존 서책형 교과서를 활용할 때는 표현활동을 위해 짝꿍과 서로 말하기 활동을 시켰는데, 학습격차가 나면 활동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었다”면서 “AIDT를 먼저 활용하면 각자 개별학습이 선행되기 때문에 짝 활동에서 학생 간 상호작용과 협력도 보장된다”고 말했다.
이어 “전에는 학생들에게 발표도 자주 시켰는데, 다수의 사람들 앞에서 영어 발표를 시키면 정서적 필터가 상승해 영어 말하기에 대한 포비아가 생길 수 있다”면서 “AIDT를 활용하면 각자 학습 상황에 맞게 진행하고, 교사도 실시간 관찰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후 단계에서는 학급 대시보드를 보며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확인하고, 개별 학생에게 맞는 피드백을 제공한다. 지금까지는 교사의 직감에만 의존해 개별 학습자의 학습 과정에 대한 판단을 내렸지만, AIDT를 활용하면 개별 학습 과정을 면밀히 분석하고 보다 학생 상황에 걸맞은 피드백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교육부는 내년 2022 개정 교육과정, AIDT 도입 등을 앞두고 '교사가 이끄는 교실혁명'을 슬로건으로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을 추진 중이다. 교육부는 수업 혁신을 지원하는 도구로 교사가 AI 및 디지털 기술을 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AIDT는 2025년 초·중·고교 영어·수학·정보·국어(특수) 과목에 우선 도입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