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불 끈 네이버…향후 소프트뱅크와 긴 싸움 예고

입력 2024-07-0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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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라인야후에 네이버와 자본 관계를 재검토하라고 행정지도를 내린 '라인야후 사태'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5월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라인프렌즈 강남 플래그십스토어의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라인야후에 네이버와 자본 관계를 재검토하라고 행정지도를 내린 '라인야후 사태'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5월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라인프렌즈 강남 플래그십스토어의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일본 정부에 라인을 강제로 빼앗길 위기에 놓였던 네이버가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 라인 애플리케이션 운영사 라인야후가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 문제에 대해 곤란한 상황이라고 일본 당국에 보고하면서다.

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라인야후는 일본 총무성에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 문제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곤란한 상황이지만 계속 논의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행정지도 관련 보고서를 제출했다.

라인야후가 모회사 A홀딩스의 자본관계 재검토를 공동 대주주인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에 의뢰했지만, 한국 내 고조된 반일정서 등으로 당장 네이버 쪽 지분 매수가 힘들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앞서 일본 매체가 4월 말 소프트뱅크가 A홀딩스 주식을 네이버로부터 매입하기 위한 협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한 직후 한국에서는 네이버를 뺏기면 안 된다는 견해차가 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네이버가 A홀딩스 지분을 당장 팔아야 하는 압력에 직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라인야후에 두 차례나 자본 관계 재검토를 요구한 일본 정부다. 라인야후 경영권을 사실상 행사하는 소프트뱅크도 라인야후의 '일본화'를 위해서는 일본 매체들의 보도처럼 '상당한 수준'의 지분 확대를 꾀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위해 지난달 이사회에서 신중호 라인야후 최고제품책임자(CPO)를 배제하고 이사회를 모두 일본인으로 채운 라인야후에 대한 지배력 강화에 나설 수 있다.

라인야후의 실질적 경영권을 갖지 못한 데다 인프라 매출까지 놓치게 된 네이버가 일본 내 다른 사업을 지키기 위해 A홀딩스 지분을 매각할 때 매각 대금을 둘러싼 치열한 샅바 싸움이 예상된다.

A홀딩스는 라인야후의 주식 약 65%를 갖고 있고 소프트뱅크와 네이버는 A홀딩스 지분을 50%씩 갖고 있다. 라인야후 시가총액이 약 24조7000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네이버의 지분 가치는 단순 계산으로도 8조 원이 넘는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고려하면 네이버가 A홀딩스 지분을 전량 매각할 경우 10조 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게 국내 증권가 분석이다.

소프트뱅크는 미래 먹거리로 인공지능(AI)에 대규모로 투자하려면 네이버의 A홀딩스 지분을 고가 매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일본 매체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그룹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회장은 AI 혁명에 대응할 사업에 최대 10조 엔(약 85조8200억 원)의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네이버로서는 '제값'을 받지 않고는 A홀딩스 지분 매각이 쉽지 않다. 라인야후 사태를 놓고 이미 여야 정치권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고 국민 여론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가 됐기 때문이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지분을 판다면 일반 국민이 이해할 수준의 금액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단기간에 매각 금액 합의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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