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대비 마케팅 효과 미미해 해석도
올해 초 유튜브 웹 예능 콘텐츠 사업에 뛰어들었던 쿠팡이 영상 콘텐츠를 모두 지우는 등 사실상 채널 운영을 접은 것으로 나타났다. 콘텐츠 커머스 사업에 뛰어든 지 약 3개월 만인데 투자 대비 마케팅 효과가 크지 않자 채널 운영을 접기로 한 것으로 해석된다.
1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쿠팡은 유튜브 채널 팡앗간에 올린 5개의 콘텐츠를 비공개로 전환하고 관련 쇼츠 영상을 모두 삭제했다. 쿠팡이 웹 예능 콘텐츠 채널 ‘팡앗간’을 개설하고 영상을 올린 지 약 3개월 만이다.
쿠팡은 올 3월 유튜브 공식 쿠팡 채널 외에 별도로 팡앗간을 개설, 예능 콘텐츠 ‘니집니산(니집에서 니가 산 물건)’을 제작해 올린 바 있다. 니집니산은 MC 신규진과 지예은이 게스트 연예인의 집을 방문해 연예인이 산 물건을 소개하는 토크쇼다. 격주에 한 번씩 팡앗간 채널에 니집니산 시리즈를 올렸지만 3화를 끝으로 중단됐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모든 영상이 비공개로 전환됐다는 건 제작 과정에서 (업체 간) 내부적인 이슈가 있거나 계약 조건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팡앗간을 콘텐츠 커머스 사업으로 활용할 생각이었다. 물건 소개, 구매 이유 등을 예능식으로 풀어내면서 쿠팡을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게 전략이다. 팡앗간 채널 소개란에 쿠팡을 드러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쿠팡플레이라는 대형 콘텐츠 채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식 유튜브 채널 외에 별도의 채널을 만든 건 유튜브 채널 운영 수익 외에 상품 연계 매출 확보와 브랜드 친밀감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업계는 쿠팡이 팡앗간 채널 운영을 약 3개월 만에 접은 것을 두고 제작비 등 투자 대비 마케팅 효과가 크지 않았기 때문으로 본다. 팡앗간의 구독자 수는 채널 운영 종료 전 기준 4만7300명이다. 이는 쿠팡 공식 유튜브 채널 4만8800명과 맞먹는다.
쿠팡 공식 유튜브 채널 수준만큼 성장시킨 채널의 문을 닫는다는 건 기대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게다가 브랜드 후광 효과 없이 채널을 운영할 경우 자리 잡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도 쿠팡이 채널 운영을 종료하기로 하는 데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021년 11월 개설, 컬리의 색을 드러내지 않았던 유튜브 채널 ‘일일칠(117)’은 구독자 10만 명을 넘어서기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보통 계약 조건 등의 문제로 인해 전체 채널을 닫는 경우가 있는데 쿠팡은 고객 반응, 콘텐츠 등을 테스트해봤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