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인 연구개발(R&D) 등으로 휘청였던 일동제약이 올해 고강도 경영쇄신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지속됐던 영업이익 적자를 털어내고 흑자전환까지 노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던 일동제약은 올해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잠정치)이 9600만 원으로 집계됐다. 또 1분기 매출은 1511억 원으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공격적인 R&D 투자에 기대받던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의 국내 허가 지연 등 적자가 이어졌지만, 지난해 구조조정과 판관비 감축 등 긴축재정을 단행하며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간 R&D에 집중해온 일동제약의 성과는 올해부터 빛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달 29일 일동제약 연구개발 자회사 유노비아는 대원제약과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신약 후보물질 ‘ID120040002’ 공동개발 및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유노비아는 대원제약으로부터 일정의 계약금과 함께 상업화 시 로열티 등을 수령하게 된다. 이 물질은 위벽 세포의 양성자 펌프에 작용해 칼륨이온(K+)과 수소이온(H+)의 교환 과정을 방해함으로써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이재준 유노비아 대표는 “이번 공동 개발 계약과 투자 유치를 통해 ID120040002의 가치를 대외적으로 인정받음과 동시에 파트너십과 자금 등 신약 과제 진행에 필요한 동력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일동제약그룹 지주회사인 일동홀딩스의 자회사 아이디언스는 지난달 20일 동아에스티로부터 250억 원 규모 전략적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동아에스티는 아이디언스의 표적항암제 신약 후보물질인 ‘베나다파립(Venadaparib)과의 병용투여에 관한 공동개발 계약도 맺었다.
업계에선 지난해 경영 효율화 방침에 따른 구조조정과 R&D 부문 분사 등을 통해 일동제약의 실적 개선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달미 BNK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2024년은 흑자전환 원년으로 2분기에도 분기 흑자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올해 연간 별도 실적은 매출액 6541억 원, 영업이익 523억 원으로 예상된다. 유노비아 분할 효과 및 마케팅비 축소로 실적 턴어라운드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유노비아 분사 이후 주요 CHC(컨슈머헬스케어) 품목들에 대한 공격적인 광고선전비 집행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비 및 판매관리비 감소 효과를 바탕으로 10%대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호실적은 일회성 요인이 아닌 지속 가능한 구조적 수익성 개선”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 연구원은 R&D 파이프라인 성과도 올해 하반기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경구용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당뇨·비만 치료제 ’ID11052115’의 국내 임상 1상 역시 순항 중으로 글로벌 기술이전까지 기대된다. 높은 R&D 모멘텀까지 고려 시 국내 제약사 내 과도한 저평가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