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의견 수렴을 거쳐 오는 7월 세법개정안에 구체적인 방안을 담고 이후 여야 간의 논의 속에서 개편 방향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2일 정치권과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우선 1주택자 종부세 폐지보다는 다주택자 중과세율을 완화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해온 징벌적 과세 체계 정상화의 연장선이다.
현행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적용되는 중과세율(최고 5.0%)을 기본세율(최고 2.7%)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이다. 이렇게 되면 일반세율과 중과세율로 이원화된 종부세 세율 체계가 일원화된다.
앞서 2022년 세법개정으로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은 폐지되고 기본세율(0.5~2.7%)로 전환된 바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서 주장하고 있는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폐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이러면 소위 '똘똘한 한 채' 현상을 더 심화할 수 있고 고가의 한 채를 가진 1주택자와 저가의 여러 채를 가진 다주택자간의 과세 형평성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종부세는 전액 지방에 교부되는 만큼 종부세 폐지 시 지방재정 문제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종부세 부담을 완화한다는 게 윤석열 정부의 정책방향과 부합하는 것은 맞다"라면서도 "1주택자와 다주택자 이슈 등이 있고 야당 공식 의견이 나온 것도 아니므로 입장을 말할 상황이 아니다"며 즉답을 피했다.
전면적 종부세 폐지는 재산세 통합까지 아우르는 고차방정식으로서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상속세 개편도 검토 중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인 50%에 달하는 세율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은 지속해서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상속세 개편을 22대 국회에서 추진하겠다며 구체적으로 유산취득세 전환, 상속세율 조정 등을 거론했다.
다만 상속세의 근본 개편(유산세→유산취득세)은 당장 이뤄지기 쉽지 않다. 유산취득세는 상속인이 물려받은 재산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제도로 상속재산 전체를 기준으로 과세하는 현행 유산세 방식보다 세 부담이 줄어든다.
유산취득세 전환은 각종 공제 제도를 포함해 상속세 법체계를 전면 손질해야 하는 작업이어서 방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관련해서 연구용역이 진행 중인데 애초 계획보다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세법개정안에 유산취득세 전환을 담을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우선 최대주주 할증평가 폐지 또는 가업상속공제 확대 등 기업 상속세제 완화 등 '밸류업' 정책과 관련한 상속세제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