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세금 돌려주기?'...민주연구원, ‘환급형 세액공제’ 꺼내

입력 2024-05-1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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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적 법률 위헌 논란에
‘환급형 세액공제’ 꺼내
2008년 MB정부 ‘유가환급금’ 방식
복지 사각지대 발생 가능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전 국민 25만 원’을 지급하기 위한 ‘처분적 법률’에 위헌 논란이 끊이지 않자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13일 ‘환급형 세액공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2008년 이명박 정부에서 고유가 부담이 일자 교통비와 유류비 일부를 현금으로 돌려준 ‘유가환급금’의 방식을 차용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방식은 소득이 없는 은퇴자나 피부양자 등록이 안 된 독거노인 등 지급 사각지대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정치권에서는 “돈 버는 사람에게만 주는 기본소득”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연구원 채은동 연구위원은 이날 발표한 ‘제22대 국회 민생정책 과제 제안: 성장률 높이는 민생회복지원금’ 보고서에서 “13조 원의 민생회복지원금 시행 시 소비 효과에 의한 GDP 증가율은 0.2~0.4%포인트(p) 발생한다”며 “한계소비성향이 높은 소득 하위계층의 소비 효과가 크게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한국이 2022년을 제외하고 지속적 불황 상태에 놓여 있어 20조 원 규모의 추가 재정 지출이 필요하다는 게 골자다.

추경을 단행할 재정 여력도 뒷받침된다고 봤다. 채 연구위원은 “GDP 대비 국고채 이자상환액 규모가 1.2%로 재정 여력은 충분하다”고 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대안적 재정준칙으로 제시한 국채이자상환 비율 2%에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가 부채 비율 역시 한국(54%)이 독일(66%), 영국(102%), 스페인(112%), 미국(121%)보다 낮아 재원 조달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재원 조달 방식으로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등을 내놨다. 추경의 경우 2020년 코로나19 상황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1인당 25만 원을 지급한 선례가 있다. 다만 추경을 한다면 예산편성권을 가진 정부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윤석열 정부는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에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최근 민주당은 자동으로 집행력을 갖는 ‘처분적 법률’을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7일 “국회가 직접 할 수 있는 일들을 발굴하면 좋겠다”며 “처분적 법률을 활용하면 좋지 않을까”라고 말하며 본격적으로 거론됐다. 그러자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위헌 소지가 크다는 의견이 다수인 걸로 알고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헌법상 예산편성권이 행정부에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의식한 듯 이번 보고서에는 조특법 개정의 방식의 하나로, ‘환급가능형 세액공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새로운 방안이 제시됐다. 채 연구위원은 “과거 유가환급금, 현재 근로장려금이 해당 방식이며, 조세법률주의에 따라 법률로 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08년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한 ‘고유가 극복 민생 종합대책’ 중 하나로, 유가를 내리는 게 여의치 않자 일회성으로 조특법을 개정해 지원금을 줬던 방식과 같다. 당시 정부는 2007년 기준 연소득 3600만 원 미만 근로자와 종합소득액 2400만 원 미만 자영업자에게 유가환급금을 지급했다.

채 연구위원은 “이는 세액공제이므로 예산에 미포함 돼 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지 않으며, 조세지출제도이나 현금으로 환급되기 때문에 예산지출과 동일한 효과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2023년 기준 국세 수입은 46조 원 세수 결손이 났지만, 근로소득세는 지난해보다 1.7조 원 증가해 실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세액공제 방식이 거론되자 정치권에서는 지급 대상을 두고 비판이 일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세액공제 형태를 취한다면 소득이 없는 가구의 경우 어떻게 지원금을 지급할지 의문”이라며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전 국민에게 주는 게 기본소득인데, 돈을 버는 사람에게만 지급되면 이건 기본소득이 아닌 것이 아니냐”며 “돈 버는 사람에게만 혜택을 주는 기본소득이 어딨나. 차라리 선별 지급을 하는 게 낫다”고 했다.

이에 대해 채 연구위원은 “소득세 신고자는 25만 원 지급이 가능하지만, 비(非)소득자는 과세신고자의 부양가족 정보를 통해 반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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