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건설부문 고꾸라진 영업이익에 '막다른 길'…건설 품은 한화도 재무부담 확대 우려[비상장건설사 실적 돋보기⑤-끝]

입력 2024-04-16 06:00 수정 2024-04-16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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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04-15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한화 사옥. (사진제공=한화그룹)
▲한화 사옥. (사진제공=한화그룹)

한화 건설부문이 ㈜한화의 '돈먹는 하마'로 지난해 실적을 마무리했다. 건설부문을 품은 ㈜한화가 부채비율 200%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건설부문의 업황악화가 실적 개선에 걸림돌이 된 모양새다. 건설경기 부진으로 6년 만에 한화 건설부문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가운데 수익성 확보로는 한계가 있는 선별수주만이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신용평가사에서는 건설부문 운전자금 추가 투입 등으로 한화의 재무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는 지난해 건설 부문에서 매출 5조3266억 원을 기록하며 2022년 매출액(4조3262억 원) 대비 23.1%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22억 원 영업손실을 냈다. 6년 만의 적자 전환이다.

한화에 합병되기 전인 지난 2017년 한화건설이 적자를 냈던 것은 이라크 비스마야 사업 미수금 발생이라는 일회성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당시 한화건설은 영업손실 26억 원을 기록했다.

▲2014년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현장 A타운 103동 아파트 앞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격려하고 있다.(사진제공=㈜한화 건설부문)
▲2014년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현장 A타운 103동 아파트 앞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격려하고 있다.(사진제공=㈜한화 건설부문)

이번 영업손실은 일회성이 아닌 전반적인 업황 악화 속 장기적 영향을 주는 요인에서 비롯한다는 것이 문제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이번 영업손실에 대해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데 따른 여파"라며 "인건비와 공사원가가 계속 상승하고 있어 수지타산이 맞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2월의 전체 건설공사비지수는 154.81(잠정)으로, 2020년 1월 통계 집계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공사원가는 앞으로도 상승할 전망이어서 이와 같은 영업손실은 장기화 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러나 한화건설이 제시하고 있는 대안은 '선별수주'에 그치고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수익성 여부를 철저히 검증해 사업을 수주할 것"이라며 "외형을 키우기보다는 내실경영 위주로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선별수주의 경우 영업활동 자체를 줄이는 방식이어서 실적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

올해도 한화 건설부문의 재무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달 초 보고서에서 "최근 한화의 순차입금 규모는 건설 부문 운전자금 및 신규 설비투자 부담으로 증가했다"며 "현재 공사 진행 중인 프로젝트들의 진행률과 부동산 경기 불황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잉여현금흐름 창출 규모는 저조한 수준이 지속되며 재무 부담이 다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고 분석했다.

한화가 건설 부문을 합병한 이후 재무건전성 지표는 악화하고 있다. 한화의 순차입금 규모는 2017년 1조8969억 원에서 2023년 3조6819억 원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2022년 건설부문을 합병한 직후인 2022년에는 3조563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조3000억 원이나 불었다.

건설부문 합병 후 한화의 부채비율도 증가한 상황이다. 2021년 126.6%였던 수치는 건설부문 인수 후 2022년 220.9%, 2023년에는 209.0%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은 전년 대비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좀처럼 20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화건설의 부채가 한화의 부채비율에 영향을 준 것이다.

여기에 공사 미수금은 1조 원에 육박한 상황이다. 미수금은 건설사 재무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다. 공사나 시공을 완료하고도 받지 못한 대금(공사 미수금)이나 분양을 진행하면서 받지 못한 대금(분양 미수금)이 포함된다. 대금을 받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현금 흐름에는 악영향을 주고 재무구조에도 부담이 된다.

한화건설의 지난해 진행 계약 중 매출액 대비 5% 이상 수주 계약의 공사 미수금은 9469억883만 원으로 집계됐다. 합병 전인 2021년(9701억6133만 원)에 비해 다소 줄어들기는 했다. 이라크 비스마야 사업 미수금 감소 영향이다. 2021년 이라크 비스마야 국민주택도급사업 공사 미수금은 5519억583만 원, 인프라 공사 미수금은 1896억7047만 원이었다. 올해는 각각 3445억7654만 원, 855억1583만 원으로 감소했다. 비스마야 사업건을 제외한 공사 미수금은 2021년 7252억9503만 원, 2023년 5168억1646만 원이다.

▲포레나 평택화양 조감도 (자료제공=㈜한화 건설부문)
▲포레나 평택화양 조감도 (자료제공=㈜한화 건설부문)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한화 건설부문 보증규모 대비 낮은 한화의 현금성 자산 규모도 관건이다. 2023년 건설부문의 PF보증잔액은 8903억 원이다. 이 중 PF 리스크 규모는 4000억 원 대로 추산되는 가운데, 한화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294억 원으로 나타났다.

한화건설은 PF 리스크가 발생하더라도 '마이너스 통장' 개념인 한도대출을 통해 현금흐름에는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2023년 말 한화의 미인출 한도대출은 8535억 원이다. 하지만 PF 리스크 발생을 부채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미 높은 부채비율을 보이고 있는 한화 입장에서 양호한 자금 흐름으로는 보기 어렵다. 물론 한화의 모멘텀(태양광, 해상풍력) 부문을 계열사에 양도해 발생하는 대금 4395억 원이 현금으로 유입되기는 하지만, 대금 일부가 글로벌 부문 질산 증설 투자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김한수 경기대 교수는 "현재 건설경기 상황이나 PF 리스크 관리 상황 등을 볼 때 2분기부터 PF 리스크가 본격화할 수 있다"며 "건설사들이 분양을 미루는 등 대처를 하고 있지만 분양가도 계속 오르고 있어 주택사업에서 손실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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