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이 총 사업비 14조 원이 넘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사업에서 철수한다.
한화건설은 지난 7일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의 기성금 지연지급 및 미지급 등 계약위반을 이유로 계약 해지 통지를 했다"며 "21일 뒤 계약 해지 효력이 발생한다"고 10일 공시했다.
한화건설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선수금과 기성금으로 43억2200만 달러(6조1588억 원)를 받았다. 이는 총 공사대금인 101억2000만 달러(14조4210억 원)의 43% 수준이다. 공사 미수금은 6억2900만 달러(8963억 원)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공사를 더 진행하거나 현장을 유지하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계약 해지를 공식 통보했다"며 "미납된 공사대금은 선수금을 받은 것으로 상계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이라크에서 사업 진행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만큼 앞으로 협상을 통해 공사가 재개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2027년까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인근에 주택 10만80가구와 사회기반시설 등을 지어 분당급 신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사업 용지가 여의도 6배 면적(18.3㎢, 약 550만 평) 크기며 완공 시 60만 명이 거주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공정률은 약 40%다. 전체 10만여 가구 중 약 3만 가구 주택이 완공돼 10만 명 이상이 입주했다.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이라크 현지를 방문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높은 관심을 기울여 온 사업이지만, 제때 공사비를 받지 못하는 문제 등으로 진통을 겪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