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발암물질 범벅’ 中 이커머스에 강력 대응해야

입력 2024-04-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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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초저가 상품에 인체 유해 물질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어제 중국계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제품의 안전성 검사를 실시한 결과 안전 기준치를 벗어나는 유해 물질이 검출됐다고 공표했다. 발암 물질도 무더기로 나왔다.

어린이용 가죽가방부터 문제였다. 플라스틱을 가공할 때 사용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4종(DEHP·DBP·DINP·DIBP)이 검출됐다. 가소제 총합이 기준치의 55.6배에 달할 정도였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불임 유발 등 생식 독성이 있다. DEHP(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는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인체 발암 가능 물질(2B등급)이다. 어린이 물놀이 튜브, 캐릭터·지우개 연필, 장난감 등에서도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다. 서울시가 판매율 상위 31개 품목을 조사했더니 8개 제품에서 허용치를 크게 초과하거나 물리적 안전성이 미비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한다. 4점 중 1점은 믿고 쓸 수 있는 제품이 아니라는 얘기다.

앞서 전날 인천본부세관이 공개한 분석 결과는 한술 더 뜬다. 알리, 테무 등에서 거래되는 장신구 404개 성분을 분석한 결과 96개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발암 물질이 검출됐다. 안전 기준치를 최대 700배 웃도는 카드뮴과 납이 나온 예도 있다. 유해 성분 검출 빈도가 높은 것은 귀걸이 37%(128점 중 47점 검출), 반지 32%(73점 중 23점), 발찌 20%(40점 중 8점), 머리핀 16%(25점 중 4점), 목걸이 15%(68점 중 10점) 순이다. 해당 장신구는 대개 배송료를 포함해 평균 2000원 상당에 거래되는 초저가 상품이다.

세관에서 찾아낸 카드뮴과 납 성분 또한 국제암연구소에서 지정한 인체 발암 가능 물질이다. 카드뮴은 또 20세기 일본 사회를 발칵 뒤집었던 ‘이타이이타이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유해 중금속이다. 납은 중추신경계, 신장계, 생식계 등의 질환을 유발한다.

중국 특유의 ‘싸구려’ 상혼은 이미 각국에서 피해 사례를 낳고 있다. 가까운 일본에선 점 빼는 크림을 알리에서 구매해 발랐다가 화상을 입은 사례가 보고됐다. 이 크림은 양잿물 수준의 알칼리성 성분으로 분석됐다.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싼 맛에 호기심으로 중국 플랫폼을 이용하다 예기치 못한 해를 입는 사례를 막으려면 우선 소비자들부터 각성할 필요가 있다. 옛말에 ‘싼 게 비지떡’이라고 했다. 가격만 중시하는 소비 패턴은 피해를 자초하기 쉽다는 점을 명심할 일이다.

정부 차원의 강력한 대응도 필요하다.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해외직구종합대책 태스크포스(TF)가 발족했지만 한 달이 넘도록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감시망을 넓히겠다는 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많은 국민이 유해 상품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미국, 유럽연합(EU) 등은 중국 이커머스를 상대로 소비자 보호 규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도 법제 정비가 시급하다.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일에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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