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의 미래를 묻는다면…반도체·기술주가 이끈다 [2분기 증시전망]

입력 2024-03-31 10:58 수정 2024-03-3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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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0만전자’ 재도전…SK하이닉스 ‘20만닉스 첫도전
외인, 반도체 대장주 매수 러시…’AI 붐‘에 韓 반도체株 낙수효과

▲코스피가 2700선으로 상승 마감한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3.72(2.41%) 포인트 상승한 2754.86을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7.40(1.30%)원 하락한 1322.40원을 나타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코스피가 2700선으로 상승 마감한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3.72(2.41%) 포인트 상승한 2754.86을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7.40(1.30%)원 하락한 1322.40원을 나타냈다. 조현호 기자 hyunho@

#2021년 1월 11일, 삼성전자 주가가 역사적 고점을 기록했다. 이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는 9만1000원. 장중에는 9만6800원까지 오르며 ‘10만전자’의 기대감을 부풀렸다. 증시 ‘큰형님’ 삼성전자의 급등에 코스피도 날아올랐다. 2021년 초 2900선에 머무르던 코스피지수는 3000선을 훌쩍 넘겼다.

2021년 초 증시 랠리를 연상케 하는 상승장이 돌아왔다. 연초 2600선에 머무르던 코스피지수는 약 2년 만에 2700선까지 오르며 올해 3000선 돌파를 논하는 증권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올해 랠리도 역시 반도체주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는 2년 3개월 만에 ‘8만전자’를 회복했고, SK하이닉스는 18만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29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는 8만2400원, SK하이닉스는 18만3000원이다.

외인이 찜한 반도체주…2분기 기강 잡는다

2분기 반도체주는 2021년 증시 랠리 역사를 되풀이할 수 있을까. 앞서 1분기에는 외국인의 반도체 대장주 매수세가 증시를 끌어올렸다. 외국인 투자자는 1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5조5025억 원, 1조7556억 원 순매수했다. 이는 순매수 상위 1위와 3위 규모다.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순매수세의 17%가 늘었고, SK하이닉스는 482%가량 늘어났다.

이를 중심으로 증권가는 반도체주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인공지능)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 경쟁력을 높이려 하면서 투자매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서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증권사 17곳이 내놓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평균 9만6882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8곳은 목표주가를 10만 원 이상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평균 목표주가도 20만5500원으로 현재 주가보다 2만 원 넘게 높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레거시(범용) 메모리 수요 역시 확대되며 가격(P)과 매출(Q) 모두 반등하는 양적인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인공지능(AI) 산업의 확장 과정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높은 수익 기여도가 중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관련 경쟁력에서 앞서있는 SK하이닉스의 사이클 주도력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다올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해 증권사 중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두 반도체 대장주 외에도 반도체주 전망은 낙관적이다. 이미 KRX 반도체 톱(Top) 15지수는 1분기에만 21.72% 오르며 테마 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해당 지수의 구성종목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외에도 한미반도체, HPSP, 리노공업, 이오테크닉스, ISC, 원익IPS 등 반도체 기업 15곳이 포함돼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AI 기술이 산업계의 헤게모니를 장악한 상황에서 밸류체인에 포함된 한국 반도체는 여전히 수혜 대상”이라며 “상승세가 빨랐던 HBM 종목은 조정 시 비중을 계속 늘려야 한다”고 했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저무는 美 기술주는 ‘하락 요인’

반도체주를 제외한 미국 기술주 움직임이 지지부진한 점은 2분기 국내 증시의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 통상 ‘미국 기술주→국내 반도체주→국내 증시’ 순으로 영향을 줘왔기 때문이다.

알파벳, 아마존,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테슬라 등 미국 뉴욕증시를 주도해 온 7대 미국 기술기업 ‘매그니피센트 7(M7)’은 최근 주가 흐름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엔비디아는 1분기에만 88% 가까이 오른 반면 테슬라는 30% 가까이 하락했다. 전 세계 시총 1위 기업 애플도 같은 기간 7.6% 하락했다. 사실상 엔비디아를 제외하고는 약세장으로 돌아선 상태다.

이미 월가에서는 M7에 대한 거품론이 커지는 분위기다. 헤지펀드 사토리펀드 설립자인 댄 나일스는 M7에서 엔비디아, 메타, MS, 아마존 꼽아 ‘판타스틱4’라고 불렀다. M7 용어를 만든 것으로 알려진 마이크 오루크 존스 트레이딩 수석 전략가는 “사실상 M7 시대는 끝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반등에는 미국 기술주 호재도 영향을 미쳤다”며 “미국 M7의 실적 시즌,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4월 말~5월 초 굵직한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는 만큼, 월 후반에는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할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

한편, 삼성증권은 2분기 코스피 전망치 밴드를 2600~2900포인트(p), 하이투자증권은 2550~2850p로 제시했다. 올해 코스피 전망치 밴드의 경우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2300~2750p에서 2500~3000p로 재조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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