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다 질’ 음주문화 변화도 한몫
2022~27년 한국 위스키 시장 연평균 6%↑
파인 드링킹ㆍ푸드 페어링 동반 성장 기대
성중용 디아지오 바 아카데미 원장은 3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위스키는 한국 음식과 의외로 잘 어울리는 주종”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위스키 성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낙관론을 보였다. 성 원장은 디아지오에서 판매하는 브랜드 중 ‘조니워커’는 족발, 삼겹살 등 고기류에 잘 맞고, ‘탈리스커’는 과메기, 굴 등 해산물과 궁합이 잘 맞는다고 했다. 그는 “다양한 음식과 페어링(조합)을 잘해 위스키를 즐기면 더욱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 원장은 일명 ‘바텐더들의 스승’이라고 불릴 정도로, 국내 프리미엄 주류 시장에서 인정받는 유명인사다. 디아지오 합류 전에는 서울신라호텔 칵테일바에서 일했고 ‘위스키 수첩’, ‘명주 수첩’ 등의 책도 출간했다. 현재는 디아지오의 브랜드 앰배서더(대사)로 활동 중이다.
바텐딩 전문가인 그는 지난해부터 국내 주류시장에 대세로 부상한 ‘믹솔로지(Mixology: 술을 섞어 마시는 문화)’ 열풍이 내심 반가웠다고 말했다. 성 원장은 “믹솔로지 트렌드가 확산하는 것을 보면서 ‘드디어 바, 바텐더, 주류에 대한 시각이 바뀌는구나’라고 생각했다”며 “다양한 주류와 음료를 섞는 것을 즐기는 소비자는 오감을 깨우는 경험을 할 수 있는 동시에 위스키 저변을 넓히는 당사자”라고 설명했다.
성 원장은 MZ세대가 위스키를 선호하는 현상이 확산하는 것에 대해서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했다. 그는 “MZ 소비자는 자신만의 취향을 발견하는 데 주저함이 없고 더 깊게 파고드는 특징이 있다”며 “새로움을 추구하기에 다양한 브랜드를 탐구하는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 위스키를 접할 때는 비교적 저렴한 것을 마시겠지만, 이런 밑바탕이 쌓여야 고급 위스키 시장도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위스키 선호 현상으로 우리나라 술 문화가 ‘더 많이’ 보다는 ‘더 잘’ 마시는 문화로 정착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성 원장은 “자신이 마시는 술을 제대로 알고 싶고 존중하는 형태로 음주 문화가 바뀌고 있다”면서 “나만의 하이볼, 칵테일을 만드는 이들이 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했다.
위스키가 이미 하향세로 접어들었다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선 ‘지나친 우려’라고 했다. 성 원장은 “주류전문 시장조사기관 IWSR은 한국 주류 시장 내 위스키 카테고리의 2022~2027년 연평균 성장률을 약 6%로 예상한다”며 “이는 국내 전체 주류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 예상치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위스키 성장률이 이전처럼 급격하지 않겠지만, 성장세는 이어질 것”라고 했다.
그는 또 위스키에 대한 한국인의 사랑이 다른 방식으로 표현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위스키 시장의 성장세 덕에 ‘파인 드링킹(Fine Drinking: 고급 음주문화)’ 시장이 열렸다”며 “앞으로 고급 주류와 ‘푸드 페어링’ 문화가 더욱 발전해, 위스키를 넘어 데킬라 등 프리미엄 스피릿 성장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