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이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를 앞두고 최대주주 중 한명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측 지지에 대해 공식 사과 입장을 냈다. 다만 회사는 “감정석 호소와 한미의 미래는 분리돼야 한다”면서 “주주님께서 한미의 미래를 선택해 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미사이언스는 23일자 “한미그룹은 미래로 나아가야 합니다”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신동국 회장의 전날 입장 발표에 대해 한미사이언스 측은 “우선 OCI그룹과의 통합을 결정함에 있어, 대주주 중 한 분인 신 회장께 관련 내용을 충분히 설명드리지 못한 점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여러 방법을 통해 그룹 통합의 필요성과 한미의 미래가치에 대해 말씀 드렸지만, 충분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그럼에도 한미그룹은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특히 OCI그룹과의 통합은 결코 대주주 몇 명의 개인적 목적을 위해 추진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상속세 재원 마련에 대해서는 “(상속세 재원 마련이)통합의 단초가 됐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통합의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사 측은 현재의 한계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한미사이언스 입장문에 따르면 매년 약 7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평택 바이오플랜트, 파트너사와 함께 글로벌 3상을 진행하던 신약이 여러 문제로 개발이 중단돼 국내 신약으로만 한정해 개발할 수 밖에 없었던 것 등을 한미의 한계로 꼽았다.
한미사이언스는 “후보물질의 효능과는 거리가 먼, 파트너사의 경영 조건에 의해 우리의 소중한 후보물질이 반환됐던 경험들, 이러한 한계를 뚫고 나아가야만 비로소 글로벌 한미라는 우리의 비전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란 이사회 결정과 판단”이었다면서 OCI와의 통합 이유를 제시했다.
또 주주들의 우려에 대해서는 “많은 주주들께서 우려하시는 목소리, 경청하고 있다. 선대 회장님이 어떻게 세운 한미인데, 이 한미의 브랜드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 한미를 제약바이오를 모르는 회사에 넘길 수 있느냐 등 여러 우려의 목소리들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감정적 호소와 한미의 미래는 분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임종윤, 종훈 형제가 주장하는 진정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시총 200조 원과 같은 비전을 오로지 '한미 혼자만의 힘'으로만 달성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2016년 1월 한미 오픈이노베이션 포럼 당시 고(故) 임성기 회장의 “서로가 반목하면서 경쟁했던 시절은 이제 끝내자. 서로 믿고 나누고 밀어주고 끌어주면서, 제약강국을 위해 힘을 좀 합치자”라는 연설을 인용하며 “함께 해야 한다. 상대가 누구더라도, 글로벌 한미, 제약강국을 위한 길을 위해서는 누구와도 손 잡고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임종윤, 종훈 형제가 그리는 한미의 꿈과 비전에도 귀 기울이겠다고 했다. 다만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한미사이언스 측은 이달 28일 진행될 주주총회와 관련 “한미가 과거로 남느냐, 미래로 전진하느냐가 결정되는 중요한 순간”이라며 “현재 한미그룹의 모든 임직원들도 현 경영진을 지지하고 응원하고 있으며, 통합 이후 펼쳐질 한미그룹의 미래가치에 큰 기대를 품고 있다. 일련의 시간이 흐른 후, 대주주 일가 모두가 화합하고 협력하는 모습도 주주님들께 보여드리겠다”고 피력했다.
한편, 한미사이언스의 개인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이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을 반대하는 임종윤·종훈 형제의 편에 섰다. 신 회장은 23일 입장문을 통해 “임종윤·종훈 형제가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를 빠르게 안정시키는 동시에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 및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후속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가기를 바란다”라고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