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쇄 푼 이재용, '뉴삼성' 시계추 빨라진다… 설 연휴 해외현장 경영 유력

입력 2024-02-0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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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패권 갈등으로 위축된 중국 사업장 방문할 듯
유럽 방문해 빅딜 구체화 전망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 리스크' 족쇄가 풀리면서 '뉴삼성' 시계추가 빨라질 전망이다. 앞으로 이 회장은 글로벌 행보를 가속화해 미래 전략 발굴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이번 설 연휴를 맞아 해외에 있는 삼성 핵심 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우선 이 회장의 출장 신호탄으로 중국이나 유럽을 꼽는다. 중국 반도체 사업은 미·중 갈등으로 인해 위축돼 있다. 이에 중국 사업장을 직접 살피며 재공략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이 설 연휴 현장 경영 방문지 유력 후보로 꼽힌다. 지난해 삼성 계열사 공장을 둘러보면서 시안 공장 일정은 잡지 않았다. 이에 첫 출장 신호탄으로 시안 공장이 유력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삼성전자 중국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낸드플래시 전체 출하량 중 약 40%를 생산하는 곳이다.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반도체 업황 회복이 가시화하고 있는 만큼 현장 방문을 통해 글로벌 리스크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올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있어 반도체 관련 이슈가 언제 불거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이 회장은 공장 설비의 고도화를 위해서라도 중국 방문 일정은 시급하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가 최악의 터널을 지나 본격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미·중 패권 경쟁으로 인한 변수가 여전히 남아 있어 이와 관련된 해법부터 찾아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확산하기 직전인 2020년 5월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을 방문했었다. 이번에 시안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면 그로부터 4년 만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를 달리기 위해서라도 중국 방문은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10년 전 2013년 스마트폰 점유율 13%를 기록했다. 하지만 현재는 시장조사업체 자료에 '기타업체'로 분류되는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업계에선 1% 안팎이란 평가까지 나온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 내 영향력 회복을 위해 태스크포스(TF)팀까지 꾸렸지만 좀처럼 성과를 못 내는 있다. 이 회장의 중국 출장이 급한 이유 중 하나다.

유럽도 주요 출장 후보지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예고한 '빅딜'과 관련한 행보가 유럽에서 시작될 지 주목된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정보통신(IT)ㆍ가전 전시회 CES 2024서 "대형 인수합병(M&A)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IFA 2022에서도 M&A 관련 "많은 부분이 진척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오너의 결단이 필요한 대형 M&A는 이 회장이 사법 족쇄에 발목이 잡혀 매듭짓지 못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법리스크 해소로 운신의 제약이 없어진 만큼 물망에 오른 인수 후보 기업들을 살피고 빅딜을 구체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영국에는 삼성의 유력 인수 후보로 오른 반도체 설계자산(IP)기업 ARM이 있다. 세계 1위 반도체 IP기업인 ARM은 삼성전자를 포함해 모바일 AP 기초 설계의 9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설 연휴 이후에도 이 회장의 글로벌 현장 경영 행보는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6세대(G), 시스템반도체 등 미래 사업을 위해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 전 세계를 누빌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관계자는 "예년처럼 해외를 방문하며 현지경영을 이어가겠지만, 사법 족쇄가 풀린 만큼 단순 방문보다 미래 사업을 구체화하는 방향으로 나설 것"이라며 "오너의 결단이 필요한 곳을 중심으로 글로벌 행보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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