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장기 이식’이라는 개념은 60년 전 처음 나왔다. 1964년 미국 외과 의사였던 키스 림츠마(Keith Reemtsma) 박사가 신부전 환자에게 침팬지의 신장을 이식하며 최초로 이종장기 이식에 성공했다. 총 12번 시도해 9개월 동안 생존한 사람도 있다. 이후에도 이종장기 이식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지만 아직 정복하지 못했다.
국내서도 이종장기 연구는 꾸준히 시도되고 있다. 2000년 설립된 옵티팜이 국내에선 관련 산업을 이끌고 있는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옵티팜은 아비코아생명과학연구소로 출발해 동물진단 사업을 거쳐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팀을 만들고 이종장기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8년 10월 코스닥에 상장됐다. 현재 동물질병진단, 동물약품, 박테리오파지, 메디피그, 이종장기, VLP 백신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동물 사업에서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체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김현일 옵티팜 대표는 “대학원 때 이종장기를 공부했는데, 옵티팜에서도 이종장기 연구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시작하게 됐다. 본격적인 팀은 2012년 구성했지만 이전부터 원료 동물을 수입하고 연구를 했다”고 소개했다.
옵티팜의 기술력이자 경쟁력은 연간 돼지 100두를 보유·관리할 수 있는 원균제어시설(DPF)이다.
원료동물을 만들기 위해선 유전자를 편집하고 교배와 출산, 사육을 거쳐야 한다. DPF에서는 돼지를 출산하고 보살펴 일정기간 성장하도록 돕고, 성장 후 사육실에서 지내도록 한다. 이종장기 관련 수술도 진행된다.
DPF에서 가장 중요한 건 외부로부터의 병원균 차단이다. 세계이종이식학회는 DPF 시설 구축을 위해 바이러스와 세균이 감염되지 않도록 146종의 질병을 검사하도록 하고 있다. 국내는 이보다 많은 148종을 검사해야 하며 옵티팜은 이 조건에 맞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연구소는 돼지 유전자를 제거하고 사람 유전자를 넣는 작업을 담당한다. 현미경을 통해 수작업으로 유전자를 편집하고 수정란 하나하나에 넣어 만든다. 김 대표는 “유전자 편집기술도 핵심이다. 형질전환 세포가 만들어져야 이식이 되는데 800번 만에 성공했다. 이후 자유자재로 편집하는 기술 세팅이 끝나 빠르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DPF는 임상 진입용 원료 동물을 생산하기 위한 시설로 세계이종이식학회나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시한 병원균의 영향을 받지 않는 사육 환경을 맞추는 게 초첨”이라고 강조했다.